기술도 중요하지만 도구도 중요합니다.
템빨은 아이템 발의 약자입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명필에게도 붓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가장 비싸고 중요한 물건은 무엇일까요? 단언컨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Espresso Machine)입니다. 적게는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이르는 정말 비싼 기계입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비싼 기계와 저렴한 기계의 구체적인 차이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다양한 기계를 써보면서 느낀 점은 좋은 기계일수록 고장이 날 확률이 낮고 맛이 일정하게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곳을 파는 곳에서 일정한 맛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손님들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를 항상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그런 사장님도 만나 본 적이 있습니다. "맛 차이도 크게 안 나는데 그냥 기계는 적당히 싼 거 쓰면 된다."
물론, 앞의 글에서도 썼지만 에스프레소는 결국 추출하는 사람의 기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설정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맛이라는 것은 결국 미세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도구가 그러한 상황을 보완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런 사장님도 만나 봤습니다. 자주 가는 단골 카페였는데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두 개씩이나 쓰며 은근히 자랑하시는 사장님. 저는 그 넌지시 하시는 자랑이 굉장히 기분 좋게 보였습니다. 좋은 커피를 손님들에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약속이자, 바리스타로써의 자부심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리 비싼 기계를 써도 평범한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 마음과 노력은 손님들에게 닿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은 "여건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 좋은 물건을 써라"는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실력과 기술·태도가 뒷받침된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좋은 도구를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즉, 비싼 '도구'에 어울리는 '기술과 태도'가 비싼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좋은 도구슬 쓸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된 사람, 쉽지는 않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