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보기에는 정말 예쁜데 막상 먹어보면 맛은 평범한 음식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좋아요는 많이 받겠지만, 혀는 '좋아요'라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
저도 마지막으로 일했던 카페에서 '비주얼'과 '맛' 사이에서 고민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곳의 '아이스 라떼' 종류 레시피는 다른 카페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우유 + 시럽 + 에스프레소를 잘 섞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유 위에 붓고 층(Layer)을 만드는 방식이었죠.
보기에는 예쁘지만 이런 음료들의 단점은 빨대로는 잘 섞이지 않을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처음 마실 때는 밑에 깔려있는 밍밍한 우유만 마시게 됩니다.
일단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의 규칙이기에 레시피는 잘 지켰지만 살짝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잘 섞어서 주면 라떼가 더 맛있을 텐데..."
물론 맛의 차이가 미세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미세한'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는 걸 제가 손님의 입장이 되었을 때 배웠습니다.
학교 앞에는 수많은 카페들이 있었고 대학생들의 취향을 고려해서 비주얼이 화려한 음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맛은 실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처음 가게 된 <우리동네 커피공장>이란 가게가 있습니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규모의 평범한 카페였죠.
하지만 처음 그곳에서 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을 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적절한 고소함과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 향, 그리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정말 시원한 온도. 제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정말 맛있는 커피였습니다. 커피의 비주얼은 너무나 무던했지만 그 맛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곳의 단골이 되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기대감을 높이는 것도 분명 좋은 비즈니스 전략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감보다 만족감이 월등히 높아야 상품의 재소비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첫인상의 충격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니까요.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의 경험과 '그렇지 않은 상태'의 경험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나 음식이나 비주얼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물론 겉모습이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중요한 것도 사실이겠죠? 커피를 만들던 알바생으로서 맛있는 커피를 만드시는 사장님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도, 그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실력으로 만족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