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유튜브에서 <생활의 달인>을 볼 때가 있습니다. 눈을 가리고 양파를 썰거나 제품을 조립하는 달인들을 보면서 감탄을 하곤 합니다.
그분들이 눈을 가릴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손으로 느끼는 감각이 발달했기 때문일 겁니다. 수년에서 수십 년의 노력이 감각을 발달시킨 것이죠.
우리는 '일'을 할 때 '도구'를 사용합니다. 인간의 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기계적인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필요한 도구가 고장 나거나 사라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저도 카페 알바를 하면서 꼭 필요했던 도구가 사라진 경험이 있습니다.
카페 알바생의 3대 무기가 있으니 바로 저울, 자, 온도계입니다. 저울로 레시피의 양을 정확하게 지켜야 하고, 자를 사용해 필요한 물건들을 정확하게 잘라야 하죠. 그리고 온도계를 사용해서 우유의 온도를 정확하게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카페에 따라서 온도계는 사용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저도 첫 번째로 일했던 카페는 온도계를 사용했지만, 두 번째로 간 카페는 온도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손끝으로 온도를 느껴야 했던 거죠.
하지만 뜨거움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검증의 시간을 거쳤습니다. 온도계를 구해서 제가 느끼는 온도가 적정온도가 맞는지 여러 번 확인을 해봤죠.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손끝의 감각으로 적정온도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야이든 일에 필요한 도구는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사용할수록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도 발달합니다. 인생의 선택에서 객관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나의 주관적인 감정이 중요할 때도 있듯이 때로는 나의 감을 믿어야 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