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의 <카피책>
오늘은 유명한 카피라이터인 정철의 <카피책>을 읽었다. 제목 그대로 카피에 관한 책이다.
일단 카피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카피는 광고에 사용되는 캐치프레이즈, 슬로건, 설명 문장 등을 의미하며 카피라이터는 이러한 카피를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문장력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구매를 설득시키는 과정이다. 문장력이 좋으면 훨씬 더 잘 팔고, 잘 설득할 수 있다. 그래서 카피라이팅 스킬은 중요하다.
물론 작가도 언급하듯이 좋은 카피는 이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많이 써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몇 가지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한다면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훨씬 줄이고 좋은 카피를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다.
1. 글자로 그림을 그리기
구체적인 카피는 소비자에게 많은 생각, 깊은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아도 그냥 그림이 보인다. 가장 좋은 광고는 가장 쉬운 광고이다.
ex) 서울보다 훨씬 저렴한 파격 분양가! → 용인에 집 사고 남는 돈으로 아내 차 뽑아줬다.
2.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기
편안해서는 눈을 끌 수 없다. 어딘가 불편해야 눈이 모인다. 카피의 힘은 낯선 조합에서 나오고, 익숙함과 편안함을 파괴하는 데서 나온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든 녀석들은 낯설게 붙일수록 주목도가 커진다.
3. 바디카피는 부엌칼로 쓰는 것
글에 집중이 되지 않는 건 문장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실종되면 이런 글이 생산되고 유통된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려면 글을 잘게 썰어야 한다. 읽히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4. 소비자 한 사람과 마주 앉기
카피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내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가이다. 카피는 카피라이터 한 사람과 소비자 한 사람의 대화이다.
대중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기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아 던지기
공감을 무기로 설득하기
이야기는 당신이 하지만 오히려 당신이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기
5. 사칙을 활용하여 카피의 맛을 살리기
카피 마을 내는 방법으로 네 가지 요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1) 더하기
사장님을 대머리로 만드는 방법 → 사장님을 홀랑 대머리로 만드는 방법
2) 빼기
교육,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꿈꿉니다 → 교육, 꿈꿉니다
3) 곱하기
사장님을 대머리로 만드는 방법 → 사장님을 대머리님으로 만드는 방법
4) 나누기
쌀로 만든 삼양 쌀라면, 든든한 한 끼 밥이 됩니다 → (헤드)밥입니다 (서브) 쌀로 만든 삼양 쌀라면,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6. 말과 글을 가지고 장난을 쳐보기
말장난으로 재미를 주면서도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은 글을 생산해야 한다.
ex) 반값습니다
7. 쓴다, 지운다 두 가지 일을 반복하기
카파리이터는 연필을 드는 시간만큼 지우개를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상 콘텐츠라면, 영상이 하는 말을 카피가 반복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접속사는 가능하면 치워버려야 한다. 이것저것 다 전달하려는 욕심도 날리는 게 좋다.
8. 카피는 만드는 것(make)이 아니라 찾는 것(search)이다.
카피는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이다. 강한 것보다 강한 것은 다른 것이다.
이런 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트라이터'가 되어야 한다. 카피와 아트를 늘 함께 고민하는 광고장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카피뿐 아니라 카피에 걸맞은 비주얼까지 함께 찾으려고 애써야 한다. 대답은 비주얼이 하기 때문이다. 비주얼은 설명이 아니라 느낌이다. 비주얼과 카피가 서로의 메시지를 반복하게 되면 1+1=1이 되는 것이다. 광고는 카피 1과 비주얼 1이 만나 3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작가는 글을 쓸 때 두 가지를 생각한다고 한다. 의미와 재미. 의미가 있거나 재미가 있거나. 둘 다 아니면 버린다고 한다. 의미와 재미를 다 갖춘 글이면 더 좋겠지만 그게 어려울 땐 하나라도 붙들려고 애쓴다. 작가는 마지막에게 언더그라운드 카피라이터가 되라고 조언한다. 찾아보면 생활 곳곳에 남다르게 생각하여 남다르게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 직업은 아닐지라도 생활 카피라이터라는 이름을 붙일 기회는 누구에게나 널려 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정답만 만들어낸다면 그건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지름길일 것이다.
다르게! 낯설게! 나답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언더그라운드에서 카피라이터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