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새해맞이 여행 - [3부] 가고시마 쇼츄 여행
어젯밤에는 무리를 했습니다. 체력을 회복하려면 잠을 푹 자야 하지만 시로야마 호텔에서는 일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조식과 온천 때문이죠. 일단 온천을 하러 갑니다. 온천 호텔들 중 전국 2위이자 큐슈에서는 1위를 했다는 안내가 붙어 있네요. 이 호텔, 정말 좋다니까요. ㅎㅎ
온천을 하고 나서는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지금 시즌은 가츠오브시와 계란을 덮은 밥과 도미 녹차밥이 특별 메뉴인가 봅니다. 도미 녹차밥은 3월에 왔을 때도 있던 메뉴입니다. 포스터 위에 ‘인기 메뉴’라고 쓰여 있네요.
간단한 반찬들을 가져오고, 도미 녹차밥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아침에 먹기엔 딱 좋은 그런 음식입니다. 그리고 시로야마 호텔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 바로 잼입니다. 말차잼과 홍차잼이 진짜 맛있습니다. 사진은 미처 못 찍었지만, 저 잼도 뭔가 수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호텔 조식에서의 마무리는 꼭 빵에 잼을 발라 먹습니다.
밥을 먹고는 식당 앞으로 나와서 멀리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시내를 내려다봅니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지는 않을 모양입니다.
온천도 했고, 조식도 먹었으니 이제 방으로 올라가 부족한 잠을 보충합니다. 조식을 충분히 먹었으니 점심 정도는 건너뛰어도 됩니다. 그리고 오후 두 시쯤 됐을까요? 슬금슬금 외출 준비를 합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가 쇼츄이긴 하지만 낮에는 어딘가 관광을 하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무감 같은 겁니다. 그나저나 사쿠라지마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하네요.
가고시마의 유명 관광지는 사실 몇 군데 없습니다. 시로야마 전망대는 사실 호텔 바로 옆이라 매일 그 경치를 보고 있고요. 사쿠라지마는 지난 3월에 다녀왔습니다. 수족관에는 큰 관심이 없고요. 그래서 오늘은 센간엔(仙巌園)에 가보려고 합니다. 구글맵으로 교통편을 검색해 보니 가고시마 시내의 유명 관광지들을 경유하는 시티뷰 버스가 시로야마 전망대를 거쳐 센간엔으로 가는군요.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정류장입니다. 버스 시간에 맞춰 내려가서 버스를 타고 약 25분 정도 걸려 센간엔에 내렸습니다.
센간엔에 도착은 했는데, 사실 센간엔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함께 내린 관광객들이 모두 센간엔으로 들어갈 때, 저는 뒤로 돌았습니다. 센간엔 앞은 이런저런 공사가 한창이더라고요. 잔디밭(?) 관련 공사도 진행 중인데, 센간엔 앞의 대로에서도 뭔가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어쨌든 저는 겨울 바다를 보기 위해 이소 해변 쪽으로 걸어갈 예정입니다.
센간엔 앞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이진칸(異人館)이라는 건물이 있더군요. 이건 사실 있는지 몰랐는데 이소 해변 쪽으로 걷다 보니 바로 옆에 뭔가가 있다는 표지판이 있길래 골목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건물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예전에 외국인이 살았던 건물인가 봅니다.
이진칸에서 조금 더 걸으면 이소 해변이 나타납니다. 멀리 사쿠라지마가 보이는 해변이에요. 겨울이라 그런지 물이 아주 맑습니다. 저 말고도 관광객이 두 명 정도 더 있었습니다만 아주 한적한 해변이었어요. 겨울 바다. 멀리 남쪽의 가고시마에서 오랜만에 겨울 바다를 보네요.
해변을 따라 쭉~~ 걸어서 맨 끝까지 가보면 계단으로 올라갈 수가 있는데요. 올라가면 바로 쟌보모찌를 파는 가게인 히라타야(ぢゃんぼ餅 平田屋)가 있습니다.
조용히 앉아서 달달한 쟌보모찌를 먹고 따뜻한 녹차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소 해변을 계속 바라볼 수 있는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가게에는 메뉴도 없습니다. 앉으면 그냥 사진과 같은 세트가 나옵니다. 가격은 600엔. 쟌보모찌는 찹쌀떡 꼬치에 꽂아서 구운 다음 달달한 소스를 부어 먹는 음식인데요. 고소한 맛은 아마도 미소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점심을 건너뛴 덕분에 쟌보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몸을 좀 녹이고 배를 채운 다음 나와서 센간엔 쪽으로 걸어갑니다. 그러다가 아주 작은 신사를 발견했는데요. 귀여운 동물이 하나 있길래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돌담에 자라고 있는 담쟁이의 녹빛이 좋더군요. 가고시마는 제주에 비해서 아주 많이 남쪽이라 열대의 식물들도 자라고 있단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런 돌담의 텍스쳐가 유난히 예쁜 곳이 많습니다.
기차 건널목을 건너 계속 걸으면 센간엔 앞의 스타벅스를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았어요. 건물이 꽤 예쁩니다.
스타벅스 옆에는 이소 공예관이 있고요. 센간엔 바로 앞에는 츠루가네(鶴嶺神社)신사가 있네요. 여기까지 구경을 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센간엔에 입장해 볼 차례입니다. 의외로 센간엔은 볼 게 많은 곳이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이 엄청 많이 찍었어요. 그러니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