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de of a Lifetime by Robert Iger
ABC TV 스튜디오의 말단 제작보조로 시작하여 디즈니사의 CEO에 오르기까지, 그리고 이후 30여년간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폭스TV 등등과 M&A를 성사시켰고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트리밍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론칭에 이르기까지 전설같은 행보를 보인 로버트 아이거(Robert Iger)가 본인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업무와 관련이 있어서 인지 아주 재밌게 읽었다. 누구나 다 들어본 익숙하고 굵직굵직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간의 M&A 스토리도 재미지지만, 직장인(이라고 하기엔 거물이긴하지만...)으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 처세 그리고 리더십 이야기까지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읽는 동안, 나 자신도 몇 번의 M&A를 겪으면서 느꼈던 점령군-피점령군의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인 역학관계가 무릇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에 말도 안되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위기의 시간을 인내하며 결국 기회를 맞이 했던 저자에 반하여, 그런 위기의 시간을 참지 못했던 나의 과거도 떠올리며 스스로 칭찬과 후회, 반성도 곁들인 시간들이었다.
부작용이라면, 현재 몸담은 산업이 새삼 재미없고 지루하고 답답하게 느껴져서 옛날의 산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향수병이 잠깐 일었던 것이라고 하겠다.
처음부터 다시 정독해봐야겠다. 이 분 멋지네...
"모든 사람을 공감하는 자세로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기대치를 낮추거나 실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당신이 사람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이로간되고 공정하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느끼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뜻이다 (만약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덮어씌우거나 비윤리적인 행동방식에서 실수가 비록된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것은 용인해서는 안된다)"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실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당장의 기대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무언가가 효과가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해 성과를 낳을지에 대해 스스로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바로 그 시점이 경보를 울려야 마땅한 때다.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며 차근차근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인수작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정작 자신들이 무엇을 인수하는지와 관련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유형자산이나 제조자산 혹은 지적재산권을 획득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특정 업계에서는 비교적 그런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실제로 인수하는 것은 사람들이다.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에서는 바로 사람들에게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찾아 변화의 선두에 설 수 있을까?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여전히 수익성이 있는 기존 사업을 축소시킬 배짱이 있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가? 우리가 회사를 진정으로 현대화하고 변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손실을 과연 월스트리트는 요인할 것인가?"
"지금을 잘 돌아가고 있지만 미래가 의심스러운 사업부문을 파괴한다는 결정은, 다시 말해서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면서 의도적으로 단기적 손실을 감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결정은 실로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기존의 일상 업무와 우선순위를 깨뜨리고 직무를 바꾸고 책임을 재할당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방식이 무너지고 새로운 모델이 부상하면 사람들은 불안해하기 십상이다. 인적자원 측면에서 관리할 게 많아진다는 뜻이다. 또한 직원들과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신경을 써줘야 할 필요성(물론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지만)이 더욱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더가 직원과 함께하며 언제든 시간을 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조직의 사기와 효율성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