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부터 바라보는 삶, 활을 들며 다시 시작하다
프롤로그
숨부터 바라보는 삶, 활을 들며 다시 시작하다
나는 지금, 활을 든다. 매일 아침 활터에 선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불어도 활을 놓지 않는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명중을 위한 것도, 기록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직 나를 바라보기 위해, 나를 겨누기 위해 서 있을 뿐이다.
이 글은 그런 나의 이야기다.
활을 배우며 다시 삶을 배우게 된 한 사람의 기록.
숨을 바라보며 고요 속에서 자신을 회복해 가는 늦은 시작의 일지다.
1955년, 나는 충북 옥천군 군서면 월전리에서 태어났다.
마을 어귀에는 ‘관성정(管城亭)’이라는 활터가 있었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학교와 읍내를 오가며 그 활터 앞을 자주 지나쳤다.
그곳엔 하얀 도복을 입은 어른들이 사대에 서 있었다.
그들은 말이 없었고,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고요하게 활을 들고 멀리 있는 과녁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이였던 나는 그 모습이 조금 이상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그러나 조급하지 않은 그 태도.
지금 돌이켜보면,
이미 그때부터 내 무의식 속에 활의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삶은 오래도록 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농협은행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했고, 퇴직 후에도 끊임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