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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정말 신과 단절되었을까

우리는 잊었을 뿐, 단절된 적이 없다

by 벨루갓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은 언제부터 신과 단절되었을까? 정말 인간의 죄 때문일까?”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말들이 있다.

우리는 원래 순수했지만,

어떤 ‘죄’를 지어서 신과 멀어지고,

그래서 구원을 받아야만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살아온 경험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 설명은 너무 단순하고, 너무 인간적이다.

마치 왕이 신하를 벌하는 구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이 정말 인간을 벌하기 위해 만들었을까?

죄를 짓게 만들어 놓고, 다시 그 죄로 심판할까?

그럴 리는 없다.



단절은 사건이 아니라 ‘느낌’ 일지도 모른다


명상을 꾸준히 하고, 호오포노포노를 실천하고,

마음을 정화하면서

나는 한 가지를 느꼈다.


신과 인간이 단절된 적은 없다는 것.

우리가 그렇게 ‘느끼게’ 된 것뿐이라는 것.


요가 철학에서는

“참나는 원래 절대성과 하나이지만, 마음의 안개가 가려져 있을 뿐”

이라고 말한다.


하와이의 호오포노포노에서도

“우리는 원래 완전하며, 다만 그 완전을 잊었을 뿐”

이라고 말한다.


이 가르침들은 서로 다른 문화에서 나왔지만,

같은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단절된 게 아니라,

단절되었다고 ‘착각’하는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죄는 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의 일부


어떤 전통은 죄를 강조한다.

하지만 나는 죄를 벌의 이유라기보다

성장의 경험으로 보는 쪽에 더 마음이 간다.


우리가 성장하려면

실수도 필요하고, 방황도 필요하다.

때로는 길을 잃는 감각도 필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누구였는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조금씩 다시 기억하게 되는 것 아닐까.



자유가 있다는 건 사랑이 있다는 뜻이다


신이 인간에게 자유를 준 이유는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강제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가 있으면

잘못된 선택도, 어긋남도,

잠시의 단절감도 따라오지만

그 모든 경험들 안에 성장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


마침내 우리는 스스로 깨닫는다.

“나는 원래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단절은 진짜가 아니다. 잊음일 뿐


나는 요즘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고,

감사함을 되뇌고,

호오포노포노의 네 가지 말을 반복할 때마다


조용한 현존의 느낌이 몸 안에 차오르는 걸 느낀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그 순간마다

나는 ‘단절’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허상인지 깨닫는다.


신은 우리를 떨어뜨린 적 없다.

우리가 잠시 등을 돌린 것처럼 느끼는 시간만 있었을 뿐이다.



잊었던 연결을 다시 기억하는 것


인간의 삶은

단절을 극복하는 여정이 아니라,


원래의 연결을 다시 기억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우리는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함께 있는 존재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삶은 훨씬 더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진다.



마무리하며


나는 요즘,

잊힌 연결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느낌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 글도

그 길 위에서 만난 작은 조각을 기록한 것일 뿐이다.


만약 이 글이

지금 어떤 단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좋겠다.


우리는 결코 떨어져 있지 않다.

단지 잊었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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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말보다 느린 방식으로, 그러나 더 깊게 마음을 건넬 수 있다고 믿습니다.그림 한 장, 문장 하나가 당신의 하루를 위로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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