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절대적으로 선생님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확신하건대 단 한 번도 우리 반은 나로 인해 이미지가 구축된 적이 없을 거다. 어떤 학년도 말이다. 그러니까 단 한 번도 선생님들이 몇 학 년 몇 반을 설명하기에 대표인물로 나를 떠올리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다. 이건 바람만큼 학창 시절이 잘 운영된 거라 믿는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쪽으로 조금 더 기울기가 기울어져 있다 생각하지만 내가 한창 10대일 때만 해도 일명 사회생활을 잘할 성격은 넉살 좋은 외향인이라고 단정 지어져 있었다. 밝고 활발하며 넉살 좋고 싹싹한 듯 보이면 '사람이 저래야 한다.'라고 쉽게들 말했었다. 마치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는 거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결핍이 있는 거처럼 느끼며 외향인들을 부러워도 했다. 조금만 부담스러운 상황이 오면 보다 더 숨어들고 선생님 같이 학생으로서는 무게감 있는 사람이 마음을 열고 다가와도 오히려 더 숨어들었다. 마음을 열고 그 상황을 기쁘게 받아야 관계가 성사될 것 같지만 오는 기회에 뒷걸음치는 격이니 여러모로 불편한 느낌이었다. 반면 외향인들은 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마음껏 자유롭게 잘만 사는 거 같아 보였다. 그런 그들의 성격을 동경했다.
세상도 그들을 더 세워주고 내 마음속에도 동경이 일부 자리 잡고 있었지만 아무도 '우리'같은 성격, 내성적인 성격을 세워주진 않았다. 누군가 동경했을까. 그 당시에 누군가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측조차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어쩌면 외향적인 누군가가 외향인의 불편한 점을 이해하고 내향인을 동경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만큼 내향인의 장점이 사회적으로 거의 부각되지 않았었다. 세상이 그렇다 하니 성격적인 결핍을 느꼈었다. 다행(?) 인건 그러면서도 내성적인 성격을 어느 정도 좋아했다는 점이다.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튀는 애들이 혼날 일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실 안에서 눈에 띄게 활발하고 활발하다 보니 오버하게 되고 오버하다 보니 실수가 나오고 그렇게 혼이 나는 과정은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과정이었다.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쓰읍... 내성적인 게 나은데? (갸우뚱)'
대외적으로 칭찬도 더 많이 받지만 실수도 사고도 더 많이 쳐서 혼도 더 많이 나는 애들.
vs
상대적으로 혼도 나지 않고 조용하지만 그로 인해 칭찬과 신뢰와 믿음을 조용히 얻는 애들.
나는 혼나지 않는 편이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결국 세상은 외향인을 더 좋아하는지... . 나는 성격 덕분에 혼나지 않는 좋은 학생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 생각엔 내향인이 더 낫고 더 좋다고 생각했다. 외향인이 너무 도드라질 때마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