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배운 것들
우리는 매일 두 개의 전쟁을 치른다. 하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오늘 만난 사람들은 이 두 가지 싸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었다.
현옥이는 여전히 노래를 한다. 대학 시절 과실에서 함께 부르던 그 목소리 그대로다. 아들 친구 엄마는 밤낮없이 자신의 예술을 만들어간다. 한 동료는 맡은 일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냈다.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나는 지금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
예전의 나는 두려움을 피하려 수많은 활동에 뛰어들었다. 마치 도망치듯 이 일 저 일에 몸을 던졌고, 그러다 소진되기를 반복했다. 그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런 패턴조차 알지 못했다.
한편, 타인과의 갈등은 또 다른 차원의 싸움이었다. 오늘 나는 2년 전 다투었던 언니에게 말을 건넸다. 연수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우리는 이미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 안부를 묻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문득 깨달았다. 관계에는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치 문을 열고 닫을 때처럼, 관계에도 적절한 열림과 닫힘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 1년 전 학교 일로 다투어 지금까지 연락이 끊긴 그 분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갈등 중재자가 되려다 오히려 일을 그르쳤지만, 이제는 알았다. 불편함을 피하는 것보다, 마주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는 것을.
이러한 싸움들을 겪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구분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나다움'이 아닐까.
싸우면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러나 힘든만큼 많은 걸 알게 되기도 한다. 나다운 힘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고, 지속적인 성찰의 시간을 선물했다. 타인과의 싸움, 그리고 나 자신과의 싸움.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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