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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찬돌이 Jun 30. 2024

들쭉날쭉 광주FC, 금빛전설은 6월부터 시작됐다


[스포츠Q(큐)=한찬희 객원기자] 광주가 다시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까. 광주가 지난 '하나은행 K리그1 2023' 17라운드에서 김천 상무를 상대로 광주 축구 전용 구장에서 2-0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광주는 K리그 개막과 동시에 2연승을 기록한 후 9경기 만에 2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리그 16경기 만에 시즌 2번째 무실점 승리이기도 했다.


광주는 6월 전까지 경기장 안팎에서 부침을 겪었다. 우선, 경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문제가 컸다. 경기 내용은 좋았으나 경기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두드러졌다. 선제 득점을 하고 곧바로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됐고 위험지역에서 결정적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여기에, 이정효 감독이 지난 5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태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이 감독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구단에 공문을 보내 '서면 경고'를 하며 일단락됐다.


광주FC가 이번 시즌 5월까지 겪었던 이런 일련의 잡음들이 6월에는 전화위복이 되려는 모양새다. 광주는 A매치 휴식기를 가지기 직전에 가졌던 16라운드 경기에서 FC서울을 잡아낸 데 이어 지난주에는 홈 경기장에서 리그 2위 팀이었던 김천 상무를 잡아내며 리그 6위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승격팀으로서 전설을 만들어냈던 광주가 다시 한번 비상의 꿈틀거림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과 준우승은 울산 현대(현 울산HD)와 포항 스틸러스에 돌아갔지만 '하나원큐 K리그1 2023'의 주인공은 광주FC와 이정효 감독이었다.


실제로, 이정효 감독은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 부문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감독상은 홍명보 감독에게로 돌아갔지만 '미디어 투표수'에서는 이정효 감독이 59표를 득표해 36표를 획득한 홍명보 감독보다 약 2배 더 많이 득표하며 'K리그의 아이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작년 광주FC의 성적을 살펴보면 최근 흐름과 비슷하다. 지난 시즌 광주는 6라운드(4월 8일~9일)부터 15라운드까지(5월 27~29일) 무려 '9경기 무승'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이 기간의 성적은3무 6패 패로 승점 단 3점만을 얻었던 광주였다. 하지만, 광주는 지난 시즌 15라운드부터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5월 말부터 6월까지 있었던 5경기에서 무려 4승 1무를 거둬 5경기 무패를기록함과 동시에 승점을 무려 13점이나 쌓았다. 이 흐름과 올 시즌의 흐름이 다소간 비슷하다. 사실, 올 시즌 광주의시작은 지난 시즌보다 더 나빴다. 개막과 동시에 2연승을 챙겼던 광주는 이후 줄곧 경기에서 패배하며 무려 6연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후 경기들에서는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이며 9위까지 쳐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K리그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던 6월을 연상케 하듯또다시 '빛고을' 광주의 황금빛 질주가 시작되려고 한다.


광주FC의 6월의 행보를 주목할 이유가 여럿 있다. 우선 수비의 안정이다. 광주는 지난 16라운드까지 강원과 함께 리그 최다 실점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안영규-포포비치의 조합으로 2연승을 챙겼던 광주이지만 이후 경기에서 베테랑 센터백 안영규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외인 수비수 알렉스 포포비치의 부진이 길어졌다. 이 기간동안 광주는 지속적인 수비 불안의 모습을 보이며 리그 최다 실점 팀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정효 감독의 묘수가 번뜩이고 있다. 그 묘수란 공격수 허율을 센터백으로 포지션 변경시킨 것이다. 허율은 원래 왼발을 무기로하는 장신 공격수이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과감하게 허율을 중앙수비수로 변화시켰다. 허율은 준수한 왼발 빌드업 능력과 탁월한 공중볼 장악 능력 등을 보이며 중앙수비수로서 매 경기 능력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변준수와의 조합이 잘 들어 맞았다. 광주는 변준수-허율을 중앙수비수로 기용했던 인천과의 경기부터 차츰차츰 수비의 안정을 보여주더니 서울-김천 전 모두 무실점 경기로 결과를 가져왔다.


광주를 주목할 또 다른 이유로는 이정효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 있다. 이정효 감독의 용병술이 최근 경기들에서 더 빛나고 있다. 지난 서울전에서는 1-1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막판 가브리엘과 베카를 투입했고 이 두 선수가 역전 골을 함께 만들어냈다. 지난 김천 전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박태준을 투입했고 박태준이 선취득점을 터뜨렸다.


이외에도 광주는 선수구성에서도 긍정적 측면을 발휘하고 있다. 선발로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후반전 초반까지 경기를 잘 이끌면 후반전에 이희균(4득점), 박태준(2득점) 등이 경기장을 누비며 쉴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다. 또한, 선수들의 성장세도 광주의 반전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하다. 엄지성의 성장속도는 말할것도 없고 정호연의 이번시즌 성장세 또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를 황금빛으로 물들여 놓았던 광주. 다시 6월에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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