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급은 복식학급이라 뭐든 두 배로 해야 할 때가 많다. 교과서, 지도서도 두 배라 합쳐서 40여 권 가까이 되고, 교육과정도 수행평가도 두 번씩 짜야하고, 생성교육과정, 프로젝트 활동도 두 배로 해야 하지만, 이 년째라서 그럭저럭 할 만하다.
그리고 오늘 학교 현관에 부착할 학급 소개판도 두 개를 만들었다.
올해 만든 학급 소개판(이름은 모자이크 처리)
작년에 비해 발전한 점이 있다. 그건, 작년에는 교사 주도적으로 틀을 마련해주고 했다면, 올해는 학생들에게 완전히 맡겼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좀 더 자율성과 창의성을 한 껏 발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직접 들고 가겠다고 나서는 모습에서, 학생들에게 주인의식이 생긴 것 같아서 보람됐다.
작년에 만든 학급 소개판((이름과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
작년에는 학생들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같은 크기로 인쇄해서 그림틀을 오려주고 붙이게 한 후, 소개칸도 직접 정해줬다. 거의 모든 학급이 우리 반과 같은 방식으로 했다. 장점은 편리하고 빠르게 끝마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위에서 소개한 장점의 반대로 학생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든다.
마침 올해 미술 교과서 1단원이 자신의 캐릭터 만들기였다. 난 그래서 수업시간에 침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교육과정을 반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급 소개판에 미술 시간에 만든 캐릭터를 붙이고 내가 쓰고 있는 손바닥 동시를 학생들에게 알려주어 자신의 이름으로 짧은 소개글을 써보도록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오려준 동그라미 머메이드지에 직접 그리고 쓴 캐릭터와 손바닥 동시 자기소개글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꾸미도록 했다. 다만,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지라, 원래 미술시간이 일주일에 2시간인데 시간이 부족해 1시간을 더 할애했더니 학생들이 끝에 가서는 많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완성하고 나니 학생들과 나 모두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직접 들고 현관으로 가려고 하니 자기네들이 들고 가겠다며 아우성이다. 그리고 아크릴 덮개를 열고 손수 걸었다. 학생들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니 더 만족스럽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많이 주어서 사고력과 창의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