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진로 교육

by 루비


진로 교육은 때때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 속에 가볍게 여겨지곤 한다. 실제로 연간 교육과정 계획 속 진로 교육의 비중은 고작 1~2시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굳이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교사가 수업과 생활 지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태도와 가치관이야말로 학생들에게 삶의 방향성과 진로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국어, 음악, 미술, 도덕 등의 교과를 통해 꿈의 실현 방법, 시간 관리 요령 등을 가르치는 것처럼, 진로 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다양한 롤 모델을 소개하며,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는 일이다.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배우고, 매 순간을 알차게 보내는 법을 익히며, 존경하는 인물을 통해 인생 계획을 세우는 것 또한 진정한 진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보통 진로 교육을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나 역시 하루 동안의 진로 체험 활동, 자기 주도 학습 습관 기르기, 꿈을 그려보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며,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나는 좀 더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진로 교육을 실천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 특별한 날에만 이루어지는 진로 수업보다,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끼를 일상적으로 살려주는 수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우리 반에서는 가드너의 다중지능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표가 단출해 아이들이 다소 실망하기도 했지만, 각자가 가진 강점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아가 이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능을 고루 발전시키는 전인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이는 초등교육이 지향하는 바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 반은 매주 월요일 1분 스피치, 목요일 주제 일기 쓰기, 독서 토론 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표현력과 사고력을 기르고 있다. 1인 1 역할을 통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도록 돕고, 공부 짝 프로그램에서는 서로의 학습을 도우며 ‘꼬마 선생님’이 되어 본다. 영상 공모전 참여를 통해 연기나 편집 능력을 탐색하고, 화분을 가꾸며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 친화적인 감수성을 기르기도 한다. 건강한 식습관 교육을 통해 음식의 소중함을 배우고, 버킷 리스트 활동을 통해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과 끈기를 익힌다. 이 모든 활동이 진로 교육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수업 시간에는 ‘고장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에 대해 조사했는데,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님의 직업을 참고했다. 서로의 부모님 직업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다양한 직업의 존재와 그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아이들의 꿈과 진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진로 교육은 교사 자신이 자신의 일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행복하게 수행하는지를 통해 보여주는 모범이다. 나 역시 나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실수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전문성을 향한 자세야말로 학생들에게 가장 깊은 감화를 줄 수 있는 최고의 진로 교육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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