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성향과 기질

by 루비


교실에는 각기 다른 성격과 기질을 지닌 아이들이 있다. 요즘은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MBTI가 유행이다. 내가 평소와 달리 공감보다는 사무적인 질문을 먼저 건네면, 한 아이가 “선생님 F였는데 오늘은 T예요.”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그 말을 들으면 ‘아차’ 싶어,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곧장 공감으로 다가가려 애쓴다.


아이들의 성향은 크게 외향적인 아이와 내향적인 아이로 나눌 수 있다. 칼 융의 성격 이론에 따르면 외향성은 밖으로 향하는 에너지, 내향성은 안으로 향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우리 사회는 종종 외향적인 아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내향적인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 교사는 두 성향을 모두 이해하고, 각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적 접근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외향적인 아이는 활동적인 수업을 좋아한다. 조용히 앉아 책만 읽는 수업은 금세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곁들인 활동 중심 수업이나 집단 참여가 어울린다. 나 역시 교과나 창체 시간에 집단 놀이 상담을 활용하고,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실험적인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한다. 예를 들어, 1학기에는 교실에서 민달팽이를 키운 적도 있다. 결국 탈출 소동으로 이어졌지만, 아이들은 사육장을 꾸미고 포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명 존중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웠다.


반대로, 조용하고 내향적인 아이들은 독서나 글쓰기에는 몰입도가 높지만 발표나 리더 역할을 부담스러워한다. 이 아이들에게 큰 목소리로 친구들을 이끌라고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강요가 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 섬세한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수성이 풍부한 만큼, 교사의 세심한 관심이 큰 안정감을 준다.


스무 명의 아이가 있다면 스무 가지 색깔이 존재한다. MBTI의 16가지 성격 유형을 넘어, 사실은 학생 수만큼의 고유한 성향이 있다. 이처럼 각 아이의 개성과 기질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실천할 때 교육의 전문성이 살아난다고 믿는다. 우리 모두 초등교육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꼭 맞는 수업을 만들어 가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