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간의 인간관계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복잡하고 섬세해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그 문제가 저학년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고학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편이다. 특히 고학년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집단 따돌림, 소외, 거부 등 교묘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특정 친구를 힘들게 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물론 또래 관계에서의 갈등은 성별과 무관하게 나타나며, 남자아이들 역시 다른 양상으로 친구 문제를 겪는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서적 유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갈등이 더 복잡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관계를 무리하게 중재하려 하면 오히려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 그보다는 눈에 띄지 않게 한 명 한 명과 조용히 상담하며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 주고, 쌓인 오해를 해소하는 접근이 더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작은 오해에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며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래 집단에서는 시기, 질투, 오해 등 다양한 이유로 특정 친구를 멀리하는 일이 발생한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특히, 조금이라도 튀는 친구나 소극적으로 보이는 친구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한 명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면, 주변 아이들이 그 흐름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사가 타깃이 된 아이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고 격려하며, 또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의 반발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담임교사는 일관된 태도로 고립된 아이를 지지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외로움이나 절망 속에 빠지지 않고 학교생활을 견뎌낼 수 있다.
예전에 한 반에서 여자아이가 몇 명 없었는데, 여럿이서 한 명을 따돌리는 상황이 있었다. 나는 ‘번호 순서대로 편지 쓰기’ 수업을 통해 상황을 바꾸고자 했다. 마침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아이가 앞뒤 번호였기 때문에, 이 활동을 통해 그중 한 아이가 점차 마음을 열고 태도가 부드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6학년 학급을 맡았을 때도 친구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있었지만, 교사로서 흔들림 없이 지지해 주는 자세를 유지했다. 담임이 한 아이를 신뢰하고 응원해 주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또래 관계 교육을 위해 <못난이 송편>이라 드라마도 활용해 보았다. 한 교사가 학급 내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시청 후 학생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몰입하며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 속 인물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자료는 특히 고학년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
모든 아이는 성격과 환경이 다르며, 관계를 맺는 방식도 다양하다. 여자아이들은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면서도 때때로 눈에 띄는 친구를 쉽게 배척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특정 성별만의 특성이라기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불안정한 사회적 역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돕고, 관계에서 상처받거나 외로움에 빠지는 아이가 없도록 세심하게 관찰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교육자로서의 책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