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대하여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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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단순히 여자아이들 간의 관계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며, 남녀 학생이 함께 얽힌 폭력 사건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담임 교사로서 학급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으로 두 차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갈등만큼이나 학부모의 민원으로 인한 심리적 소모가 매우 컸습니다.


학교폭력 업무 담당 교사는 저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려 애썼지만,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로 감정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담임 교사에게 분노를 쏟고, 가해 학생의 부모는 자녀가 폭력을 행사하게 된 책임을 교사에게 돌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담임 교사는 양측의 압박 속에서 정서적 소진과 심리적 부담을 감당하게 됩니다.


이럴수록 담임 교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철저히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동시에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학부모 입장을 경청하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려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자녀가 폭력을 당했을 때 느꼈을 두려움과 상처, 또는 가해한 자녀로 인해 느낄 절망과 불안을 함께 읽어 주는 것입니다. 정서적인 공감은 하되, 행정적인 절차는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차분히 진행하면 됩니다. 교사는 학교폭력위원회에 사실에 입각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후 과정은 교육청 심의위원회에서 처리하게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입니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모든 폭력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학생의 기질적 특성, 가정환경, 또래 문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소 지속적인 교육과 관심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연 2회 이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친구 사랑 주간’ 등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단순한 형식적 교육을 넘어서, 학생들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울러 교사는 일상적인 수업과 생활 지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친구 관계를 살피고 지도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교사 역시 당황하고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선배나 동료 교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관련 서적이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통해 해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나 미국 영화 <디태치먼트>는 학교폭력과 교사의 고뇌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서 좋은 통찰을 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더 이상 교육 현장을 괴롭히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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