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이야기
몽당연필
안녕? 나는 몽당연필이야. 하느님의 몽당연필이라고도 불려. 문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나는 나를 만들어준 하느님께 늘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 내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고 믿고 있지. 그건 아직 나도 확실히 몰라. 그저 삶이 이끄는 대로 흘러갈 뿐야.
지금 하고 있는 건, 내 몸속 심으로 마리가 쓰는 일기장의 가교 역할을 하는 거야. 마리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가봐. 마리의 열성에 내 심은 매일매일 뭉툭해지고 예리하게 깎고를 반복하고 있어. 그렇게 나는 고통과 슬픔을 견디는 법을 배워가고 있지.
그리고 가끔 마리는 글자를 틀리게 쓰기도 해. 그땐 내 머리에 달린 지우개로 다시 쓰곤 해. 잘못된 걸 알고도 바로잡을 수 있는 지우개가 없어서 고치지 못하는 연필들을 보면 안타까워. 하느님은 왜 그들에게는 지우개를 달아주지 않은 걸까?
나는 종종 내 몸속 심이 이끄는 대로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기도 해. 그럼 심은 정말 다양한 글자를 써 내려간단다. 어느 날은 사랑을 노래하는 낭만 시인이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투지를 불태우는 투사가 되기도 해. 또 어떤 날은 자유자재로 악보를 그리기도 하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모여서 나라는 연필의 삶의 기록이 돼. 인생에는 늘 흔적이 남는 법이라서 매 순간을 진실하게 살아야 해. 물론 이것은 날 만들어주신 하느님의 말씀이야. 우리 몽당연필이라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말고 나를 사랑하고 매 순간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그분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자!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중 ‘연필 같은 사람’을 읽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