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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pr 18. 2024

공주들의 수다

<2007 DUEBS 방송제 라디오극장 대본>

출연 :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라푼젤, 피오나, 인어공주, 남희석, 내레이션



Opening up <Bring it all back - S club 7>

 

남희석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1회 공주들의 수다! 그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각자의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공주들을 한 사람씩 호명한다)


+백설공주 <언젠가 왕자님이>

+신데렐라 <KBS 만화 오프닝, 오늘은 기분이 좋아~>

+잠자는 숲 속의 공주 <Once upon a dream>

+인어공주 <Under the sea>

+라푼젤 <I see the light>

+피오나 <You belong to me>

/down/cut

 

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너무나 아름다운 공주 분들을 모시고 오늘은 <공주들의 수다>를 진행하려 합니다. 오늘의 첫 번째 주제를 먼저 보도록 할까요?

 

# 제1막                                                                                                               

bgm up <The Whistler's Song - Steve Barakatt>

내레이션 : 첫 번째 주제, 왕자를 차지하는 나만의 비법이 있다!

/down/cut

  

남희석: 네~ 첫 번째 주제는 왕자를 차지하는 남들은 모르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는 건데요. 여기에 대해서 각자 돌아가면서 한 분씩 말해 보도록 하죠.


백설공주 : 참 내~ 난 원래 귀한 몸이었어요. 다른 분들은 원래 공주가 아니었잖아요?

갖다 붙이면 다 공주인가?

라푼젤 : 무슨 소리예요? 요즘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

남희석 : 네네, 알겠어요.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주시죠.

 

라푼젤 :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여자는 엘라스틴을 한 찰랑찰랑 전지현 머릿결 아니겠어요?

남자들의 로망~! 긴 생머리가 최고죠~ <‘엘라스틴 했어요’ 대사 부분 - 전지현 cf>

 

피오나 : 무슨 소리! 진정한 사랑이 중요한 거라고요~ 아! 그러는 라푼젤 님은 머리를 언제

감나요? 그렇게 길어서 어디 제대로 감을 수나 있겠어요? 머리에 비듬 있는 거 아니에요??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이하 잠자는): 다들 모르시는 소리!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다 똑같아요. 여자는 예쁘고 봐야죠. 안 그래요? 백설공주?

백설공주 : 당연하죠. 여자의 가장 큰 무기는 예쁜 얼굴! 나를 봐요~ 이 뽀샤시한 얼굴에 앵두같이 붉은 입술, 검은 머릿결~ 너무 완벽하잖아요?

피오나 : 아니 지금 그래서 당신들 둘이 예쁘다는 겁니까?

잠자는 : 그럼 아닌가요? 제 외모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왕자님께서 저 머나먼 길을 달려와 고요히 자고 있는 저를 깨웠겠어요?

백설공주: 흥,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이네요.

 

bgm up <Carino - Chir s Spheeris>

인어공주 : (브로닌 흉내 내며)나~ 인어공주, 우리 바다에는 상어 살아요. 나 상어 먹고살아요. 그래서 내 피부 이렇게 좋아요, 피오나~! 상어 먹어요. 내가 싸게 줄게요!

/down

 

피오나 : 참! 나 어이가 없어서! 됐네요! 당최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어??

 

/up

인어공주 : 네네 알겠습니다. 어쨌든 나 예쁩니다. 그럼 된 겁니다.

/down/cut

 

남희석 : 자자~ 다들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가 싸우시겠어요. 다들 너무 아름다우신데요.

그럼 결국은 외모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뭐 이런 말씀이신가요?

 

다 같이 : 당연합니다~~

 

남희석 : 그래도 마음이 예쁜 사람이 가장 예쁜 사람 아닐까요?

피오나 : 그럼요 ~ 당연하죠! 우릴 봐요 슈렉과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거라고요.

신데렐라 : 저기요, 저도 말 좀 하죠. 왕자를 사로잡는 비법은, 예쁜 외모도, 착한 마음씨도 ~~~~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그런 것만 있어서 될까요? 저는 정말 여기 계신 분들 모두 한 외모 한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피오나 씨는…….

피오나 : 뭐라고요, 뭐가 어째??

신데렐라 : 아, 그리고 피오나 씨는 무엇보다 마음씨 또한 아름답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어요. 어찌 됐건, 예쁜 외모, 마음씨에 이어 중요한 것, 바로 신비감 아닐까요?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 이를테면, 저처럼 유리 구두 하나를 흘리고 오는 센스~ <별 반짝이는 효과음>

라푼젤 : 신비감 좋아하네, 발 냄새나 조심하시죠.

백설공주 : 그러게 말이야. 발 냄새뿐만 아니라 잿밥냄새도 장난 아닐걸요?

신데렐라 : 뭐가 어째요?!

 

bgm up <해리포터 OST - prolouge>

인어공주 : 그런 거라면 저를 보고 배우세요. 저 신비감 있어요. 신비감 최고예요. 아름다운 목소리. 모두를 저를 따라 해 봐요.

/down/cut

 

잠자는 : 그건 신비가 아니라 공포라고요. 다들 왜 이러나 몰라.

남희석 : 좋습니다. 각기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들 다른 것 같네요

그럼 여기서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보도록 하죠.

 

 

# 제2막                                                                                                              

 

bgm up <The Whistler's Song - Steve Barakatt>

내레이션 : 두 번째 주제, 왕자와 결혼해 살아보니……. 나 이럴 때 결혼을 후회한다!

/down/cut

 

피오나 : 오우~~

남희석 : 피오나 씨, 왜 그러시죠?

피오나 : 결혼을 후회하다니, 그런 가당찮은 질문을 하시다니요~ 전 맹세코 한 번도 결혼을 후회한 적이 없답니다.

백설공주 : 나는 피오나가 왜 결혼을 후회한 적이 없는지 짐작이 가네요.

피오나 : 그게 무슨 말이죠?

백설공주 : 피오나, 당신에게는 오직 슈렉밖에 없으니까 그렇죠 ~ 전 가끔씩, 난쟁이 1, 2, 3, 4, 5, 6, 7 ~~~~~~~~~~ 아우, 세기도 힘드네.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답니다.

인어공주 : 어머, 뭐 저런 게 다 있어요? 저는 오직 왕자님밖에 없답니다.

왕자님. 왕자님. 내 사랑 왕자님, 보고 계시나요? <처음 만나 맺은 마음 일편단심 민들레야 가사 부분만 - 조용필>

 

남희석 : 자자, 진정들 하시고요~

인어공주 : 백설공주, 순진한 얼굴을 하고선, 왕자님 얼굴 보기 부끄럽지도 않나요~ 않나요

백설공주 : 언젠가 제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왕자님께서 저한테 이런 말을 했었죠.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봄날은 간다 中 유지태 대사> 사람 마음이란 거,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잠자는 : 저도 그 맘 이해해요. 사실 왕자님께서 저를 깨우고 10분 후에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더라고요. 전 그때 막 깨어난 참이라 별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파티 때 보니까, 이웃나라 왕자님이었지 뭐예요. 가끔씩, 그분 볼 때마다 그때 만약 그분께서 먼저 오셨다면 어찌 됐을까 하는 마음이 든답니다.

신데렐라 : 모두들 결혼을 후회한 것이 결국은 자신의 문제군요.

백설공주 : 이 사람이, 또 가르치려 드네. 뭐가 어쨌다고요? 재투성이 아가씨?

신데렐라 : 재투성이? 재투성이라니, 듣자 하니 요새 왕자님께서 라푼젤 씨와 같이 있는 걸 목격한 사람이 몇몇 있다던데?

라푼젤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오해하지 마요. 백설 공주~

신데렐라 : 요즘 아내의 검은 머리가 정말 무섭다면서, 탐스러운 금발머리가 너무 부럽다나 뭐래나.

백설공주 : 뭐가 어째? 라푼젤, 이 말이 사실인가요?

라푼젤 : 왜 사람 이간질시키고 그래요. 그래서. 당신은 후회한 적 없다는 거예요?

신데렐라 : 저도 후회한 적 있죠. 왜 없겠어요. 우리 왕자님께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해도 굳이 구두를 매일 예쁘게 반짝반짝 닦아주고, 매일 새 드레스 사다 줘서 옷장이 터질 지경이에요.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려요. <심장 뛰는 효과음> 들리나요? 제 심장소리~

피오나 : 옷이 아니라 다행이네요.

인어공주 : 이참에, 피오나 우리 둘이 살 빼요. 살 빼고 싶어요.

 

남희석 : 음, 자 됐습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의 이야기는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네요. 중요한 건, 여러분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아름다우시다는 것,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요. 그리고 멋진 사랑을 할 때, 그것이 더욱 빛난다는 점 잊지 마시고요~ 오늘 자리 함께해 주셔서 모두들 감사했습니다. 그럼 멋진 하루하루 보내세요.

 

Ending up < Take Me To Your Heaven - Charlotte Nilsson>

/down/cut

 

*그 당시 유행했던 <미녀들의 수다> 패러디. 방송제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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