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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na Oct 15. 2019

손가락 두 개로 즐기는 직장인 취미

직장인 취미 가이드북ㅣ초급편 (1)

주말 아침, 언제나와 다름없이 손가락 하나 까딱이는 게 고작이다. 어딜 나가기도 너무 귀찮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하루 종일 그렇게만 있자니 너무도 심심하다는 게 진짜 문제다. 별다른 취미도 없고, 친구를 만나기도 귀찮고, 애초에 친구들이랑 시간도 잘 안 맞는다. 그렇게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말을 보내고 나면 밤이 되어서야 아쉬움이 밀려온다. 의미 없이 보낸 하루가 아깝다. 괜히 아쉬운 마음에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리며 잠들기를 미뤄본다.




많은 직장인들의 주말이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취미라는 걸 갖는다는 게 사치처럼 느껴진다. 주말에는 쉬는 게 고작. 그러다 보면 나는 사람인가 기계인가 회의감이 느껴지곤 한다. 일과 집 뿐인 인생에 한 조각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이들을 위해 취미 가이드북을 준비했다. 손가락 까딱하기 조차 힘든 주말, 가장 처음 소개할 직장인 취미는 바로 그 손가락 하나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취미, ‘칼림바’ 연주하기다.


17음계 칼림바. 다양한 디자인이 있으니 취향껏 골라보자.


칼림바는 아프리카에 널리 퍼져있는 악기로, 흔히 '엄지피아노'라고 불리운다. 예쁜 디자인 덕에 인스타용으로도 상당히 적합하다. 사진처럼 울림통이 있는 제품과, 울림통 없이 판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는데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은 주로 울림통이 있는 제품이다. 울림통이 있으면 소리가 더 크고 공명이 있다는 장점이 있고, 없는 경우 소리는 작지만 예쁜 소리가 난다. 하지만 가볍게 취미로 다룰 예정이라면 디자인만 보고 골라도 좋다. 온라인 최저가 2-3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첫 취미로 부담도 덜하다.


연주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양 손으로 칼림바를 잡고, 엄지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건반을 튕겨주면 된다. 정중앙 가운데 건반이 낮은 도. 바로 좌측이 레, 우측이 미. 이런 식으로 중앙을 기준으로 좌우를 번갈아가며 조금씩 음계가 올라간다. 건반이 길수록 낮은 소리가, 짧을수록 높은 소리가 난다. 건반을 튕길 때 나는 소리는 꼭 오르골을 닮았다. 연주 방식이 피아노와 비슷한 느낌이라 어릴 적 피아노 학원을 다녀본 직장인이라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악기 뒤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주면 피아노에서 페달을 밟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난다. 처음에는 구멍 같은건 신경쓰지 말고, 쳐보고 싶은대로 쳐보자.


기초 주법으로만 연주한 알라딘 OST 커버


한 음계 씩 튕겨 보면서 익숙해지고나면 30분 이내로 '떴다 떴다 비행기'나 '작은 별' 정도는 가볍게 칠 수 있다. 미레도레 미미미 그렇게 칼림바에 적응을 마쳤다면 한번에 두개, 세개의 건반을 동시에 튕기는 방식으로 화음을 넣을 수도 있다. 온라인 상에 칼림바 악보가 꽤 돌아다니고 있으니 그런 악보를 참고하여 연주해 보아도 좋다. 만약 악보를 볼 줄 모르거나, 조금 더 기초부터 배워보고 싶다면 8천원대에 칼림바 기초 교본을 구입 할 수 있다. 


칼림바 전용 악보를 보고 연주해도 좋고, 일반 악보에 칼림바 건반 숫자가 표시된 버전도 있다. 칼림바 전용 악보의 경우는 칼림바와 똑 닮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읽으며, 표시된 건반을 순서대로 누르는 방식이다.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대로 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추천한다. 저작권 문제로 가져오지 못했지만, 좋은 악보와 유튜브 강의들이 있어 혼자서도 충분히,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다. (독학하기 쉽다던 우쿨렐레도 저는 어렵던데요? 하는 분들이더라도 겁먹지 말자. 화려하고 멋진 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칼림바는 첫 시작이 매우 쉬운 악기이니 말이다.)


악기 하나 쯤 다룰 줄 알게 되는 것. 마음 속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면 칼림바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말에 한가로운 공원에 나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으면 그 자체가 힐링이요, 소확행이 된다. 다른 악기들에 비해 악기 소리가 크지 않은 데다가, 악기 자체가 크지 않아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는다는 점도 좋다. 연습하는 건데 괜히 버스킹인줄 알고 사람들이 몰려들면 민망하지 않은가. 물론 정말로 버스킹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앰프와 연결할 수 있는 픽업이 있는 칼림바도 있으니 구매시 고려해보도록 하자.




직장인 취미 가이드북ㅣ초급편 (1) 칼림바


난이도 ★★☆☆☆

취미비용 : 2~3만원 선, 교본 비용 별도

소요시간 : 약 1시간

취미 TIP : 손끝으로 치는 악기이다 보니 손톱이 길면 조금 더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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