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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na Oct 17. 2019

열받는 상사대신 바늘로 콕콕

직장인 취미 가이드북 l 초급편 (2)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시키기만 하는 상사, 했던 말 번복하며 나만 이상한 사람 만드는 상사, 일 두번 하게 만드는 상사, 내 성과 가로채서 제 것인양 하는 상사, 기분따라 화냈다 녹았다 하는 상사 등 세상에는 정말 이상한 상사들이 많다. 그래서 가뜩이나 힘든 회사생활이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오늘도 나를 짜증나게 하는 상사가 있다면 이 취미를 추천한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양모펠트에 도전해보자. 콕콕콕… 바늘로 털실을 찔러서 만드는 간단한 취미다. 아무 생각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사 일도, 스트레스 받는 상사도 잊고 몰입하게 된다. 이걸로는 화가 안풀린다고? 참자. 아무리 화가 나도 상사를 바늘로 찌를 수는 없으니 말이다.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양모펠트는 말 그대로 양의 털을 소재로 한다. 때문에 손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좋다. 화가 난 마음도 자연스럽게 몽글몽글 녹아들게 만든다. 


양모펠트의 기본 원리는'엉키게 하는 것'이다. 양모는 섬유가 아주 얇고 하늘하늘한데, 이 양모 뭉치를 전용 바늘로 찔러 서로 엉키고 뭉치게 만드는 원리이다. 보통 편하게 니들이라고 부르는 양모 전용 바늘은 표면이 매끄러운 일반 바늘과는 다르게 여기저기 홈이 파여져 있어 양모를 조금 더 쉽게 엉키게 만들어 준다. 콕콕콕 찌르는 것 만으로도 인형이나 소품이 완성될 수 있는 이유다.


양모펠트의 필수품, 양모와 니들, 스펀지

신기한 양모펠트의 원리를 알았다면 직접 해 볼 차례다. 반드시 준비해야하는 준비물은 딱 세개다. 니들, 양모, 그리고 스펀지다. 스펀지가 없다면 콕콕 찌르다가 나도 모르게 책상 바닥 등에 바늘이 부딪혀 부러지기 쉽다. 니들은 생각보다 약해서 쉽게 부러지니 스펀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양모를 얇게 펴서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도 스펀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모가 더 쉽게 엉키게 도와줄 뿐 아니라,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얇은 대상물을 만들 때에 위험하게 손에 들고 찌르는 대신, 스펀지 위에 놓은 채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펀지의 경우 특별히 이걸 사야한다 하는 제품은 없다. 주방에서 흔히 쓰는 매직블럭도 좋다. 


양모펠트와 니들은 온라인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지만, 집 근처 다이소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다이소에 양모펠트가 들어온다. 주변 매장에 없다면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가격은 가장 작은 제품이 3천원~4천원 사이. 이정도면 한번 취미삼아 해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


만약 조금 더 본격적으로 양모펠트를 해보고 싶다면 골무를 반드시 구입하자. 생각없이 콕콕 찌르다가 손을 콕콕 찔러버리는 경우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양모를 엉키게 하기 위해서 손가락으로 힘을 줘 꾹 누른 상태에서 바늘로 찌르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가죽으로 된 골무가 좀 더 적합하다. 펠트를 누르는 감각이 더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개쩐다… (feat.무지개토)


이미 있는 제품을 만들기 보다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양모펠트와 니들을 따로 구매할 수도 있다. 다양한 색의 양모가 들어있는 초보자 키트는 온라인에서 만원 ~ 만오천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원하는 색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혼자서 하기에는 다소 막막하다는 단점도 있다. 유튜브에 자세한 과정을 설명한 영상이 많으니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만들어내는 작품은 작은 인형도 좋고, 냄비받침을 만들어도 좋다. 완성 후 자석을 붙여 냉장고 자석으로 쓸 수도 있다.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해보자.




직장인 취미 가이드북ㅣ초급편 (2) 양모펠트


난이도 ★☆☆☆☆

취미비용 : 3천원, 스펀지 구입 비용 별도

소요시간 : 약 3시간

취미 TIP : 양모펠트는 섬유가 얇다보니 작업도중, 작업후에 섬유가 많이 날아다닌다. 중간중간 자리를 정리해가면서 작업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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