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게~~~!
영국 테임즈강을 보고 내뱉은 한 마디이다.
한강을 보면서 성장한 나는 강이라면 한강 정도의 규모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테임즈강뿐 아니라 유럽 여행 내내 보게 된 강들은 한강의 반도 되지 않는 폭으로 졸졸 흘렀다.
새삼스레 아무 근거 없이 한강이 자랑스러워졌다.
어딜 가나 파란 하늘과 예쁜 가을날에 무릎이 안 좋아서 오래 걷지를 못하는 남편을 배려해서 주말마다 한강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차로 후다닥 가서는 강바람도 쐬고 조금만 걷다가 오면 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가 본 한강은 진풍경이었다.
마치 또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들정도이다.
자동차와 피크닉의 합성어인 차크닉이라니?
차에다 의자, 탁자, 그늘막을 싣고 와서는
트렁크를 열고 연결시켜 놓으면 조그마한 방 하나가 야외에 생기는 것이다.
그 방에서 다운로드하여온 영화도 보고 책도 보고 잠도 자다가 무료해지면 차에서 내려와서는 의자에 앉아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하다가 잔디에 나가 배드민턴을 쳐도 되고 연을 날려도 되고 산책을 나가도 된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보면 한마디 하시지 않을까?
'너네들 집나 두고 뭐 하는 거니?'
'피난 왔니?'
그런데..
차크닉은 참 힐링이 된다.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 야외에서 뒹구는것이 훨씬 시원하다고 할까?
파아란 하늘을 봐서인가?
자연 속에 더 가까이 있어서일까?
암튼 자꾸 찾게 된다.
영화 '노매드 랜드'가 떠오른다.
그들이 왜 그렇게 한 곳에 정착하는 걸 싫어했는지
알듯, 말듯하다.
한강 주변에 핀 꽃들이 너무 예쁘다
아마도 차에다 바리바리 싣고 와서는 한강을 즐기는 차크닉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 같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나도,너도 좀 더 착해졌으면 좋겠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이 있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