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 이런 사람 한 명쯤 봤을 거다. 회사 그만두고 사업을 하다가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회사에 다시 취직한 사람 말이다. 그 사람이 뭔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보일 때 이런 말을 할 거다.
“저러니까 자기 사업 말아먹은 것일 거다.”
나도 비슷했다. 그 사람이 업무처리를 그렇게 하니 사업도 실패했을 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사업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런 말을 더 한다는 거다.
이제는 내가 그런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은행 잔고가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친한 선배들이 말을 하는 대로 그 선배들 밑에서 다시 원래 했던 일을 하는 것이 있다. 또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로 취직을 할 수도 있을 거고 말이다. 내가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서 했던 업무와 관련된 분야의 회사에 취업 지원을 해보기와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사업과 관련된 것을 배우기가 있을 수 있다. 또 은행 잔고가 0이 될 때까지 최대한 돈을 소비할 수 있는 일을 줄여서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매달려보기가 있다. 대략 선택지는 이런 것 같다.
원래 일을 했던 회사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회사 생활에 다시 적응을 하는 것은 빠를 것이다. 업무적으로 미흡한 점도 많이 알려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연봉이 높진 않을 거다. 그리고 내가 합류하게 되면 그 선배들도 더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갖게 될 거다.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도 나에게는 부담이다. 그로 인해 내가 저녁에 다른 것을 할 시간을 뺏기게 될 수 있다.
그럼 같은 분야의 다른 회사로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어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 상황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소요될 것이다. 연봉은 물론 높지 않을 거고 말이다. 단점만 이야기한 것 같지만 좋은 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복불복의 느낌이랄까.
다른 분야의 회사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어떨까. 일단 들어가는 것 자체가 큰 관문이다. 그 분야의 업무 경력이 없기 때문에 나는 신입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이가 큰 걸림돌이다. 35살의 신입을 뽑으려는 회사는 거의 없다.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 보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이 친구를 보면 혼자서 모든 업무를 다 하고 있다. 이 친구에게서 일을 배울 수 있다면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흐름을 배울 수 있을 거다. 물론 연봉은 엄청 적게 받는다고 각오하고 말이다.
하지만 요즘 그 친구가 이야기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들으면 지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길 꺼려하고 있다. 예전에 친구가 나에게 자기 회사에서 일을 해보라고 권했던 적이 있었다. 일이 힘들어 보이는 문제도 있었지만, 좋은 친구인데 사이가 어긋날까 봐 걱정돼서 선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 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친구가 지금까지 한 노력들이 조금씩 보이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은 남은 돈이 0이 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한 가지 일만 제대로 파고들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것은 이 일 조금 하다가 결과가 별로 좋지 않으니까 저 일을 조금 해보고, 또 결과가 안 좋으면 다른 일을 조금씩 해보는 것이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자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면 제일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을 몇 개월이 됐든 파고들어야 한다.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내가 한심해 보일 정도로 휘둘렸다.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지만 그걸 감안하고 결정해야 한다.
내 마음대로 모든 일들이 흘러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일은 많지 않다. 내가 일을 계획하고 진행해나가는 방향이 장기적으로 상향곡선을 그린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상향곡선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을 거다. 지금까지 일희일비했지만 그런 행태를 버려야 한다. 작게라도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힘을 얻는 것은 좋지만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또 흔들려버린다면 답이 없다. 물론 이 말은 단기적 관점에서 한 말이다.
주가를 보면 지금까지 장기적으로 상향곡선을 그렸다고 해도 중간에는 크게 오를 때도 있고 크게 떨어질 때도 있다. 그렇게 삐걱대는 것 같으면서도 상향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니 결정을 잘해서 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믿어야겠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말이다.
때가 됐다. 결정을 내릴 때다. 대략적으로 내가 결정을 내릴 선택지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정보를 더 수집해서 보다 나은 결과를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판단되는 선택을 해야겠다. 중간에 포기하고 휘둘리는 것이 습관이 됐는데 그런 것은 물론 버리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