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목표를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진짜 이루고 싶은 인생 목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 인생 목표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인생 목표를 정하더라도 내가 진짜로 이루고 싶은 목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인생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도 많았고, 인생 목표를 꼭 찾고 싶다는 말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인생 목표를 찾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도 인생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왜 인생 목표를 찾지 못하는 것일까?
일단 당장 먹고살기 바쁘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인생 목표를 찾기 위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더라도 인생 목표를 찾기 위해 고민할 시간을 뺏는 유혹이 많다. 어떤 것이 있다는 말을 하지는 않겠다. 내가 말하는 것도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활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 외에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감하는 말이다. 하지만 말만 쉽지 그것을 찾는 것부터 막혀버린다. 내가 원래 했던 일이었다고 해도 과연 내가 잘하는 일인지 의문이 든다. 사람들은 내가 전에 했던 일을 말하면 글을 잘 쓰겠다고 말하지만 글을 쓸 때마다 어렵다고 느낀다. 좋아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인생 목표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찾지 못해서 한참 동안 제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도 제대로 달려가지 못하고. 한 발짝 앞으로 갔다가 ‘아,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인생 목표를 찾지 못하면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우선 나 자신에 대해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해봤던 MBTI 성격유형 검사를 다시 해봤다. 나에 대해 생각해봐도 내 성격이나 장·단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검사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보다는 참고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내향 + 직관 +사고 + 인식 결합 성격 유형의 나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다. 특히 내가 왜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지 알게 됐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고 판단하는 명확한 금액을 생각하더라도 말이다. 모든 내용이 다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속한 성격유형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내가 생각하던 나와 비교해 생각해봤다.
MBTI는 캐서린 쿡 브릭스(Katharine Cook Briggs)와 그의 딸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가 함께 개발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지표다. 외향(Extraversion)과 내향(Introversion)의 선호, 감각(Sensing)과 직관((Intuition)의 선호, 사고(Thinking)와 감정(Feeling)의 선호, 판단(Judging)과 인식(Perceiving)의 선호 영향을 조합해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16가지 성격 유형 중 내가 속한 성격 유형은 내향(Introversion)과 직관((Intuition), 사고(Thinking), 인식(Perceiving) 선호 영향이 결합된 INTP 성격 유형이었다.
MBTI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다. 지금은 이 성격 유형 지표를 활용해 보다 자세히 파악하게 된 내 성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이론을 좋아하는 성격 유형이다.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니 행동으로 한 번 옮기는 데에는 많은 생각을 거치는 성격이다.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리고 지적 탐구에도 흥미를 가지는 성향이다. 내가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보고 생각해보니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그 후에 읽어야 할 내용의 책이 여러 권으로 늘어나 있었다. 읽었던 책의 내용과 연관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계속 다른 책을 찾아보게 됐다. 새로운 내용마다 계속 관심을 갖다 보니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드는 일관성이 부족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내 성향을 다시 깨닫게 됐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다른 사람이 겪은 힘든 일에 대해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싶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았다. 노력해봤지만 어려웠다.
앞서 말한 돈을 목표로 하는 것이 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알게 됐다. 목표를 정하는데 탐욕스럽거나 비도덕적이지 않은 성향이라고 한다. ‘아, 이래서 내가 좋은 집과 차를 사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원인과 확률을 보기 위해 시간적으로 앞뒤를 모두 살피면서 개념과 사건을 해부하는 데 재능이 있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이런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소매상 혹은 지식 큐레이터
내 성격 유형을 파악하기 전에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책의 내용 중 나에게 가장 와 닿았던 내용은 저자 소개글의 ‘지식소매상’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이었다. 아마 내 관심사가 그 일과 관련된 것이어서 그 내용이 가장 와 닿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 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설민석 작가가 ‘지식 큐레이터’라는 말을 사용했다.
‘아,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지식소매상 혹은 지식 큐레이터가 내가 가야 할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어떤 내용의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고민하던 중 문득 ‘개인이 성장하면 조직이나 사회도 같이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말하고 싶은 성장은 인생 목표를 찾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고민해온 인생 목표 설정과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의 수립, 실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부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공해서 전달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축구에 빗대서 이야기해보겠다. 월드컵이든 챔피언스리그든 베팅업체들이 보는 우승 확률이 높은 팀에는 보통 각 포지션에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개인 실력은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조직력을 탄탄하게 한 팀보다 앞서 말한 팀들이 우승한 사례가 더 많았다.
이와 비슷하게 생각해보면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나 조직도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비전이다. 개인의 성장을 도와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 말이다. 이제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2020년이 되면서 내 나이가 36살이 됐다. 늦었다. 축구로 예시를 들면 한참 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포지션 변경을 하려는 것이다. 수비력은 좋지만 공격력이 떨어지는데 계속 공격수로 경기를 뛰려고 한다면 좋은 선수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 시대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리오넬 메시를 계속 수비수로 출전시킨다면 지금처럼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처럼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로 파고들려고 한다. 잘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변경하는 것이니 익숙해지기만 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겨우 내 인생 목표의 윤곽을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목표를 구체화시키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해나가려고 한다. 이제 내가 설정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