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항상 무엇이든 이겨내.
내가 너를 지켜봤어.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서서 너를 응시했어. 빽빽한 서울의 콘크리트 틈새에서 불안하게 자리 잡고 있는 너를 봤어. 너는 하루하루 뿌리를 내렸어. 뿌리는 내려갔지만 너의 초록은 자라났지.
매년 여름 끝자락에는 태풍이 불었지. 너는 불안함 속에 많이 흔들렸지만 견뎌내었어. 아무의 도움도 받지 않고서 말이야. 그리고 가을이 되면 아무렇지 않게 꽃이 피었지.
매년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땅이 얼었어. 너의 뿌리는 단단해서 아무리 추워도 생명력을 유지했어. 아무리 많은 눈이 쌓여도 너의 초록은 견뎌내었어.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너의 초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너는 모를 거야. 겨울은 고난함을 이겨내기 바빴을 테니까.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너는 더 굳건해진 뿌리로 더 크게 초록을 뻗어나갔어. 매년 찾아오는 여름의 태풍과 겨울의 추위 속에 너는 불안했겠지만 내가 응시했던 너는 누구보다 굳건하게 자라고 있었어. 잘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말이야. 당신이라는 사람은 말이야. 세상에 아주 좁은 틈만 있어도 뿌리를 깊게 내리고 곧게 초록을 뻗어나갈 사람이야. 아무리 세상의 태풍이 너를 흔들고, 추운 겨울의 눈이 너를 꺾어 무너뜨려도 봄이 되면 다시 곧게 설 사람이야. 내가 아주 오랫동안 지켜본 너의 모습이야.
그러니까 불안하고 힘들어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넌 자라고 있어. 넌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