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면 뭐가 되려나

by 재민

버터향 가득한 크루아상,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 차곡히 쌓인 일기장, 평생을 시를 쓴 시인의 원고지.


이것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겠니?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같은 일을 반복해 겹을 만들었다는 거야.


얼마 전에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내가 많이 불안해 보였다고 해. 이유는 미래의 불확실성과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의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는 어둠 때문이었지.


“꿈도 있고 목표도 있고 그걸 실행하고 있는데 불안할까요? 제가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누군가 그냥 다 잘될 거라고 약속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랬더니 이런 대답을 들었어.


“그걸 아득할 정도로 꾸준히 하면 뭐라도 쌓이지 않겠어요? 쌓아야 뭐가 되죠.”


의지와 열정에 비해 나는 겹겹이 쌓는 건 잘 못하고 있었나 봐. 쉽게 시작했다 금방 그만두고, 다른 곳에 관심을 갖고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그만두고.


그리고 상담사 선생님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어. 그게 답이라는 증거가 있냐고? 당연히 없지.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그냥 꾸준히 쌓으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믿어보기로 했어. 꾸준히 하다 보면 뭐가 되어있지 않을까? 무엇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라도 되겠지.


철 없이 행복한 아저씨라던가, 글 쓰는 공간에 커피를 파는 사장님이라던가, 또 누가 알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지. 무엇이 될지 우리는 아무도 모르니까.


꾸준히 해보려고. 오래오래 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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