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자 아주 멀리멀리

by 재민

일곱 살 때 그런 속담을 배웠어. “가까운 길 버리고 먼 길로 간다.” 현실적인 이익은 버리고 헛된 꿈이나 목표를 좇는 미련함을 표현한대. 우리 현실의 재산, 연봉, 회사 모두 중요하지만, 그래서 헛된 꿈이나 목표를 쫓는 게 낭만적이라고 느껴져. 그렇게 중요한 현실을 뒤로하고도 쫓아갈 꿈이 있다는 게 말이야. 얼마나 큰 용기고, 노력이고, 선택일까.


가끔 그런 망상을 하곤 해. 세상에 돈도 없고, 회사도 없이 다들 하고 싶은 것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 우리가 만약 단 1년 만이라도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비록 우리는 고된 현실을 살고 있지만, 아주 가끔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길을 버리고 먼 길로 돌아가보자. 아주 아주 멀리멀리 돌아가보자. 앞으로만 달리지 말고 길이 아닌 초원도 가보고, 세상의 끝 같은 해변에도 닿아보고, 맑은 날의 운동장도, 작은 마을의 아기자기한 골목으로도 돌아가보자. 그래야 인생의 여러 풍경을 볼 수 있을 테니까.


나이가 먹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얼마나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요목조목 따지고, 가성비가 좋은지, 효율성이 높은지, 쓸데없는 일은 아닌지 따지고는 해.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갈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머리끝까지 곤두세우고 집착하곤 해.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낭만인 것 같아. 바보 같아 보여도 상상해 보는 꿈같아. 누군가 쓸데없는 일이라고 해도 나에게 소중한 일을 하는 마음 같아.


우리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가끔 기회가 된다면 낭만주의적으로 살자. 가끔은 낭만을 가지고 살면서 먼 길로 멀리멀리 돌아가자. 그렇게 조금은 아름답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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