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어.
내가 제대로 된 요리를 해준지 꽤 오래되었지?
맨날 피곤한 너에게 배달 음식이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 같은 걸 먹이고는 했는데.
그런 시간이 쌓이니 나의 마음에 미안한 감정도 싹이 트더라.
오랜만에 동네 마트에서 장을 한 바구니 사 왔어.
거기에는 싱싱한 야채와 고기와 과일이 담겨있어. 방부제를 넣지 않은 싱싱한 것들로 너에게 건강한 요리를 해 주고 싶었거든.
내가 만들어 줄 요리는 거창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많이 해 먹는 요리는 아니야.
사실 이 요리는 너를 위해 내가 새롭게 만든 레시피거든.
육수에 양배추와 샤부샤부 고기, 표고버섯과 두부 한 모를 넣어 만든 너를 위한 요리야.
물론 사랑 한 꼬집을 넣어서 말이야.
요즘 너는 스트레스받고 지치는 일이 많아 보였어.
매일 아침 눈을 뜬 모습을 보면 다크서클이 턱 밑에까지 내려와 있고,
속은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하지만 충분히 해소할 곳은 없어 보여서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로 위로를 주고 싶었어.
그래서 소화가 잘 되는 양배추에, 향이 좋고 영양분이 좋은 버섯에, 단백칠을 채워줄 고기를 준비한 거야.
뜨끈뜨끈한 국물에 너의 스트레스도, 걱정도, 고민도 모두 녹았으면 좋겠다.
이 따듯한 전골 한 그릇을 먹고 우리 또 산책을 나가자.
가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서 음식도 소화시키고, 네 안에 쌓인 화도 소화시키자.
내가 음식에 사랑 한 꼬집 넣었으니까 오늘은 속이 편할 거야.
그리고 오늘은 푹 잠들 수 있을 거야.
항상 피어 있는 게 힘이 든다면,
오늘 하루는 푹 쉬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