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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eline Feb 11. 2024

나에게 맞는 사업

실패의 이유를 돌아보았다.

시니어, 신중년 관련 창업에 실패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창업자에게 맞는 사업이 있다는 것.


EO에서 관련된 글을 봤는데 그런 걸 FMF(Founder Market Fit)라고 하더라.


여러 행사의 연사에서도, 여러 창업 책에서도 '내 주변에서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찾는 게 쉽다'고 보았었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도 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네트워킹 행사에서 사회적 기업 분야에서 창업을 하시려는 분이 '신중년 관련된 일을 해보았냐', '그래도 자신이 잘 아는 분야나 해본 분야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하셨을 때도 '괜한 편견'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낙관적이었고 오만했던 것 같다.


실망 가득


정부 지원사업에서 사업계획서에 팀원들의 역량을 적는 항목이 괜히 있던 게 아니었다.


시니어 사업 돌보미즈나 신중년 사업 모두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었지만 내가 지속할 수 없는 사업들이었다.



돌보미즈, 신중년 사업을 그만 둔 이유

'렛플'이라는 서비스에서 연락이 와서 돌보미즈 관련 회고글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VC나 팀빌딩을 하고 싶은 사람들 등 여러 사람들에게서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렛플 초싸랑해)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첫번째 이유는 신청자가 2~3달 동안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 다들 테스트 겸 신청하거나 친한 친구들이 장난으로 신청한 것이었다. 제대로 신청했던 한 명도 내가 아는 지인이었다.


남편이 철이 안들었다며 신청한 친구(ㅋㅋㅋㅋ)


다른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노인분들께 전화 돌봄을 해드려야 하는데, 인원이 두 명뿐이라서 많은 노인분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게다가 요양보호사도 아니었고 전문성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사실 이 정도는 더 노력하면 다 커버할 수 있는 문제지만 그 정도까지로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신중년 사업의 경우는 실제로 고객인터뷰를 해보니 사업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사업은 5060 퇴직자 분들을 위한 원데이 클래스였는데, 다른 원데이클래스와 차별점이 있다면 신중년이 직접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퇴직자 분들에게 경제적인 기회도 제공하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사회적 교류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5060 퇴직자 분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본 결과, 그분들은 '배워두면 돈 되는 강의'에 매우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진행했던 '노코드로 나만의 웹사이트 만들기'라는 강의를 모집할 때 인기가 많았던 것이다.(물론 1주차 진행 후에 다 나가떨어졌지만.) 문제는 원데이 클래스로는 퇴직자 분들이 관심있어할만 한 강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취미에 돈 쓰는 것을 매우 아깝다고 생각하셔서 취미 위주로는 원데이 클래스를 구성하기는 좀 그렇고(왜냐하면 신중년 분들을 위한 강의는 문화센터나 복지센터에 매우 잘되어있고 가격도 싸다. 그리고 인터넷 강의에 대한 신뢰가 없고 유튜브가 제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 돈 되는 강의(블로그 만들기, 인공지능 배우기, 쇼핑몰 창업 등)를 듣다보면 하루 만에 배울 수 없다는 걸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업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문제점도 있었지만 나의 내부적인 문제 요인도 있었다. 어떤 분은 인터뷰 중에 내게 1년만 무료로 IT 강의를 진행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다. 솔직히 이 사업에 진심이라면 해볼만 하기도 할 것이다(무료로는 안 할 거지만). 하지만 5060분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강의를 하면서 몇몇 점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그래서 그러한 물음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23년 11월 초부터 생각했던,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했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직접 부딪혀보니 현실과는 달랐다. 실패했지만 그래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직접 강의를 해보면서 타겟과 접점을 만들어본 것은 좋은 시도였던 것 같다.



다음 시도

다음에는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에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이제는 낙관적인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프로그래밍이니까 결국 웹/앱 개발을 할 것이다.

그리고 요즘 관심 있는 분야는 다이어트랑 디지털 디톡스.

이렇게 말했지만 또 다른 걸 들고 올 지 모른다. 

다음에는 또 어떤 서비스를 가져올까 ^^*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니까 가끔씩 불안하기도 하고, 언제까지 창업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또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창업 안되면 그냥 다시 취직하는 거고.


인생은 길고 세상은 넓으니까.

하지만 성공은 빨리 하고 싶다! ^^ㅋㅋㅋㅋ 


성공할거다. 음하하하하! (내가 직접 모델링한 칸탐로봇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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