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본기

일을 잘 해서 성공했다는 사람의 성공담

by 김의진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을 따라하며 사는 느낌이 들어, 개운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에세이나 새로운 주제에 관한 책들을 좋아했었다. 알고리즘 추천의 상위에 이 책이 딱 올라왔을 때 큰 기대감은 없었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자신감에 찬 서문에서부터 약간의 거부감도 들었다. 한 편으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관심도 생겼다. 내가 스스로를 일 잘 하는 사람으로 확신하지는 않지만, 아주 못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지라 이 책이 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도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의 타겟은 명확했다. 일을 잘 하고 싶은 사회 초년생,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내용이었다. 이미 삶의 방식이 고착화되어버린 40대에게는 큰 울림을 주지 못하겠지만, 20대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내 일을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은 40대 후반의 나같은 사람에게도 조금의 울림은 주었다.




중요한 것은 AI에게 무엇을 질문하며,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를 아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인간이 내려야 할 결정은 존재하며, AI가 만든 결과를 이해하고 실행 가능한 형태로 연결하는 역량은 계속해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우리의 말하기, 쓰기 능력도 새롭게 다듬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계의 꼰대들, 조금이라도 성공했다는 모든 사람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하며, 글쓰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 역시 자신의 성공에 있어서 가장 큰 밑거름이 되어준 것이 60권이 넘는 책을 출판한 경험과, 그리고 이와 연계하여 파생된 수 많은 강연에 있다고 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세상도 그랬기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다만, 나는 아직 글쓰기에 큰 자신감은 없기 때문에 작가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스스로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규정하려면 어느 정도의 내공이 되어야 할까. 꼰대력은 이미 충만해졌지만, 글쓰기 역량은 비례해서 늘지 않아 아쉽다.




다이나믹하게(?) 일했던 내가 매번 변화를 선택할 때마다 적용하던 공식이 있다. 그것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하자”였다. 즉 돌아갈 곳(단순히 직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이 없도록 배수의 진을 치고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선택했다.


반 년을 주기로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는 교육전문직원들의 일은 업무 인계인수의 끝없는 연속이다. 그래서, 내 일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만나면 은연 중에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하게 된다. 인사이동에 따른 업무분장이 결정된 시점부터 서울에서 유일한 해당 업무의 전문가로서 일을 시작해야하는 시점까지는 2주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할 때는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는지, 다른 사람이 하던 일을 내가 이어서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오지랖을 부렸던 경험은 6년 반 동안의 교육청 생활을 통해서 몸에 베인 습관이 되었다. 덕분에 얇고 넓게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 고맙기도 하다.




작가가 주장하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기본기'는 단순하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이 하는 일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라 딱히 새로울 것도 없다. 첫째, 글쓰기 역량이 필요하다. 읽고, 쓰고, 공개하여 피드백을 받고, 좋은 글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글쓰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둘째, 말하기 역량이다. 보고하고, 발표하고, 회의를 하려면 말을 잘 해야 한다. 셋째,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업무 내용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하여 '낄끼빠빠'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넷째, 혼자서 일 하는 시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업무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일을 잘 하는 방법 - 김지현

① 무슨 일이든 반드시 질문으로 시작한다.
② 일의 조망을 잊지 않는다.
③ 오늘의 할 일을 시뮬레이션부터 한다.
④ 낭비되는 자투리 시간을 놓치지 않는다.
⑤ 캘린더를 활용해 업무 복기를 한다.
⑥ 10분만에 처리할 수 있는 일부터 끝낸다.
⑦ 일의 병목 지점을 찾아 해결한다.
⑧ 프로젝트 복기로 업무 객관화를 한다.
⑨ 나만의 일하는 공식(원칙)을 만든다.
⑩ 휴식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내용이다. 최근 쏟아져나오는 ChatGPT 프롬프트 작성 방법 안내서와 비슷한 패턴의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된다. 작가가 그동안 해냈던 일들과 그 일터의 특성을 고려하면 분명히 성과를 얻어냈던 방법이라는 신뢰감이 생긴다. 그 사람의 커리어가 그 사람이 하는 말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일머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그 사회에 공헌하며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여 근본적인 물음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일을 잘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무원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내 일에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았다. 공무원 사회가 순환근무라는 굴레 속에서 특정 업무의 전문가가 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기는 하다. 이런 구조적인 부분 이 아니라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일을 잘 해서 인정받고 싶다"는 동기보다는 "내가 받는 처우만큼만 일하겠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본격 꼰대층으로 편입된 나로서는 일을 잘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져 각각의 조직에서 주류가 되었으면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