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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첫,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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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재 Nov 10. 2024

그믐밤

-by simjae



  그믐밤                    


  유현숙



  까맣게 탄 뼛조각이 눌어붙어 있다 불씨 일 듯 밝은 산국 그림자가 가까운 섬돌에 박혔다      


  선운사 처마 끝 

  마른 나무고기가 진종일 바라보고 있는 허공길이 멀다     


  흙 바른 선방에 들어 앉아 문 닫아걸고 한 계절 보내는 이는 누구인가     


  절 집 귀퉁이를 비질한 절 머슴이 윗저고리를 훌렁 벗어서

  먼지를 턴다 사내의 등짝이 차돌 같이 단단하다     


  마른 몸이 타며 긴 시를 받아 적는 밤


  이것들! 겨우 목숨 얻는 언어의 스펙트럼 아닌가     


  깜깜한 하늘에 여자의 가슴뼈가 돋을새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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