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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마음 맑음 Nov 27. 2023

거북목 탈출 성공기


목디스크 시술을 하고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자 다시 관장님을 찾아가 PT를 받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운동이 아니라 재활운동이었다. 처음 내가 관장님을 만났을 때는 30대 초반이었고 그때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바로 운동효과가 있었다. 일반인 머슬대회를 준비할 정도로 체력도 활력도 좋았던 시기였다. 거의 40대가 된 지금, 몸도 점점 노화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인생을 길게 봤을 때 40대는 가장 사회활동을 활발히 할 때이고, 사실 40대 때 가장 많은 성과와 아웃풋을 낼 수 있는 가장 생산성이 좋은 때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나처럼 하고 싶은 일이 불가능할 정도로 아프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은퇴를 할 때쯤 인생을 즐기고 싶어도 건강이 너무 안 좋으면 그때는 이미 너무 늦은 것이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 체력관리와 건강관리가 시급했다.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근력은 좋았고 무릎과 관절에 문제가 없었으니 희망적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목, 어깨, 머리, 허리, 척추 하나하나씩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실험을 해보고, 다시 예전 체력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동시에 같이 해나가자고 하셨다.


일단 목디스크 증상으로 인한 심한 두통, 어깨와 목 통증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 통증이 없어야 체력을 강화하든 다이어트를 하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장님은 해결방법을 찾을 때까지 계속 여러 방면으로 시도해 보셨다. 나에게 필요한 성분 위주의 영양제로 바꾸고, 방해되는 영양제는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관장님은 식단과 영양제로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놓고 체계적으로 통증을 없애는 작업에 돌입하셨다.


통증이 제일 많이 일어날 때가 언제냐고 물으셨고, 나는 책상에 앉아서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관장님은 평소 내 작업 환경을 파악하시더니 먼저 책상과 의자를 바꾸자고 하셨다. (참고로 모니터의 중간이 눈높이에 맞도록 모니터 높이를 거치대나 두꺼운 책으로 조절해 주면 좋다.) 책상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셨다. 정 힘들면 일어서서 하고, 앉아서 하더라도 어깨에 힘을 주지 않고 긴장을 뺀 상태에서 책상이 팔을 받쳐주는 위치에 책상 높이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높낮이 전동조절 책상 중 아주 비싼 책상은 70만 원도 넘지만, 10만 원 정도로 넓고 튼튼하면서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을 온라인에서 구매했다. 서서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이 조절이 가능했고, 전동조절이어서 버튼으로 편하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서서하면 그나마 30~40분 정도는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앉아서는 10분도 힘들었고 바로 어깨와 목 쪽으로 통증이 오고 바로 두통까지 왔다. 급한 대로 처음에는 서서 작업을 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작업을 하는 식으로 했다.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자 이번에는 의자를 바꿔보자고 하셨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자세교정의자' 혹은 '허리, 척추, 목 디스크 교정 의자'라고 있으니 그걸 써보라고 하셨다. 몇 년 전만 해도 30만 원대로 사야 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좋아져서 7~8만 원 대로도 좋은 의자를 살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의자가 아래로 기울어져 있고 무릎을 받치는 형태인데,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목과 허리가 완전히 쫙 펴질 수밖에 없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 의자도 바로 사서 테스트를 해봤고 남편이 내가 앉아있는 사진을 찍어본 결과, 아무런 힘을 주지 않아도 이 의자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허리, 척추, 어깨, 목이 일자로 자연스럽게 쫙 펴지기 때문에 자세가 자연스럽게 교정되는 의자였다.


마케팅 의도가 없으며, 책상은 그냥 책상 모양이라서 사진을 올리지 않았지만, 이 의자는 일반적인 의자모양이 아니라서 설명하기가 어려워 사진을 올렸다. (출처: 네이버 쇼핑)

이 의자에 앉아 먼저 척추를 일자로 만든 후에, 높낮이 조절 책상으로 어깨와 팔꿈치 선을 딱 맞춰 책상 높이를 조절했다. 아래 사진은 책상과 의자에 앉았을 때 바른 자세를 보여주는 이미지인데, 앉았을 때 팔이 자연스럽게 책상에 닿고 어깨와 팔에 긴장과 힘을 주지 않고 목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한다. 의자에 앉았을 때 팔이 자연스럽게 책상 위에 떨어지는 위치에 책상 높이 조절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렇게 자세교정부터 하나씩 수정해 갔다. 의식과 의지로만 하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세가 교정되고 생활습관이 개선되는 환경설정을 해가면서 하나씩 통증의 원인을 제거해 나갔다.


김연아 선수가 올바르게 책상에 앉는 자세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책상에 팔이 자연스럽게 걸쳐져야 어깨에 긴장과 힘이 들어가지 않고 목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된다.


처음에 일, 이주 정도는 이 자세교정 의자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내 경우 적응 후부터는 일반 의자보다 이 의자가 훨씬 편하다. 결국 적응을 못해 중고거래에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서 필요하다면 중고로 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후기를 보면 무릎이 아프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40분쯤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면 허리가 아팠다. 그래도 이쯤 되니 40분은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 최대한 몰입해서 한 시간 만에 아주 빠른 속도로 컴퓨터 작업을 마치고, 알람을 맞춰놓고 한 시간이 되면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 후, 다시 한 시간 작업을 시도하는 식으로 점차 작업 시간을 늘려갔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저녁시간될 때쯤에는 녹초가 되어 쓰러질 지경이 되었고 두통이 너무 심해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관장님께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원래 내가 허리에도 좀 문제가 있는데 어깨랑 목이 더 아파서 모르다가 이렇게 자세 교정을 하면서 허리 통증도 나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운동할 때 허리, 척추 강화 운동도 하고 있고 몸풀기 동작에도 허리, 척추를 비롯해서 전신을 풀어주는 동작이 들어가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셨고, 대신 수건 한 장을 돌돌 말아서 잘 때 허리에 받치고 똑바로 누워서 자라고 말씀하셨다. 허리에 굴곡을 유지시켜 주기 위함이고, 동일하게 목에도 수건 두장 정도를 포개서 목 사이즈에 맞게 돌돌 말아서 목 굴곡이 살아나도록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잠을 자라고 말씀하셨다. 다행히 나는 잠자는 자세는 바로 적응할 수 있어서 문제가 없었고, 대신 다리가 좀 불편해서 베개 두 개를 포개서 종아리 밑에 받치고 잤다.


출처: 쿠팡


위 사진처럼 허리베개 혹은 경추베개를 온라인에서 검색하면 구매할 수 있지만, 이것저것 다 사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책상이나 의자는 추천하지만, 베개 정도는 나처럼 수건으로 두께를 조절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높낮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꼭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수건으로 구현할 때 어떤 형태인지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공유해 본다. 허리는 꼭 위 사진의 모습이 아니어도 허리 굴곡만 만들어주면 되기 때문에 (위 경추베개 이미지처럼) 수건 한 장을 동그랗게 돌돌 말아서 허리에 받쳐주면 된다. 수건이 풀리니 양쪽과 중간을 머리끈이나 고무밴드로 고정해 주면 된다.


출처: 쿠팡


옆으로 누워서 자고 싶으면, 옆으로 누워서 잘 때의 전용 베개도 따로 있다. 내 어깨선에 딱 맞는 높이의 베개를 쓰는데, 옆으로 누웠을 때 내 머리가 위로 떠도 안 되고 아래로 푹 꺼져도 안 되고 위 사진처럼 척추가 일자가 되도록 베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나는 온라인에서 베개 통째로 빨아쓸 수 있는 솜베개를 두 개 사서 솜을 안에 집어넣다 뺐다 하면서 나에게 가장 알맞게 높이를 조절했다. 아주 부드러운 솜이라서 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서 만족했다.


꼭 비싼 경추베개를 사지 않아도 안에 솜을 넣다 뺐다 하면서 높이를 조절하거나 밑에 수건 같은 것을 깔아서 높이를 조절해도 된다. 경추베개를 어떤 것을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어깨와 목 사이즈에 맞도록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말자! 딱딱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부드러움이 있어야 자면서도 목이 경직되지 않고 움직임이 편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솜배게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사실 비싼 경추베개를 왜 안 써봤겠나! 다 써봤지만 오히려 딱딱하고 높이조절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불편해서 사용할 수 없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중요한 것은 위에 있는 팔다리가 아래로 쏠리지 않게 해 줘서 사진과 같은 일자를 유지하면서 잘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디 필로우가 꼭 필요하다. 문제는 쓰면 쓸수록 계속 솜이 꺼져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럴 때 솜을 더 사도 되지만, 집에 남는 안 쓰는 베개가 있다면 베개 솜이나 베개를 통재로 안에 넣어주면 다시 아주 빵빵한 바디필로우가 되고, 그것도 없다면 안 쓰는 수건이나 옷이나 천을 안에 채워주면 된다.


통증이 오기 전에 멈추는 것을 아는 것이 관건이었다. 힘들기 전에 미리 휴식하고 쉬어주어야 한다. 목은 따뜻하게 해 주고, 아플 것 같으면 목찜질과 허리찜질을 해주면 좋다. 목에 걸 수 있는 찜질팩도 있고, 방석처럼 작은 사이즈의 전기 매트도 있는데 가을, 겨울에 목과 허리 통증이 있는 분들은 아프기 전에 자주 찜질을 해주면 좋다. 정형외과에 물리치료 가면 찜질을 해주는데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운동과 스트레칭 별개로 뭉치거나 통증이 오려고 하면 미리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통증이 세지기 시작하면 약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약을 먹지 않아도 되도록 미리 처치를 해주는 것이다.


운동의 목표 중 하나는 진통제를 끊는 것이었다. 목 디스크 시술 후, 신경과에서 MRI를 찍고 여러 검사를 통해 아주 독한 약을 받게 되었는데 이 약을 먹으면 통증이 사라지긴 했지만 하루에 한 알 이상 절대 먹으면 안 되고, 매일 먹어도 안 되고 아플 때만 먹어야 하는 독한 편두통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었다. 전에는 이 약을 매일 먹었었고 약과 커피에 의존해서 일처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 약을 먹지 않고도 컴퓨터 작업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과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였다. 혼자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절망에 빠져있었겠지만 관장님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 희망이 나를 재활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에 모든 것을 걸고 할 수 있도록 원동력과 추진력을 주었다.


관장님은 이런 식으로 돌다리 하나하나를 두들겨 보면서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해 가며 내 통증을 완화하고 체력이 회복될 수 있을 때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단계적으로 실험해 보셨다. 잘 때 습관과 앉을 때 습관을 교정하고, 주 6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력을 강화시켰고, 재활운동뿐만 아니라 나를 아프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임신 중 늘어난 25kg 체중이었기 때문에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기 위해 다이어트 헬스까지 병행하면서, 이렇게 재활운동, 다이어트 헬스, 생활습관 개선, 식단 관리, 자세 교정 등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병행했다. 30대 초반에는 때는 근력 운동만 해도 이 모든 것의 효과를 바로 낼 수 있었지만, 40대에 가까워지면서 몸이 노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운동 목표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한꺼번에 다 병행해야만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는 관장님의 말이 점점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매일 독한 신경과약을 먹고 있었지만 점점 이틀에 한번, 삼일에 한번 먹게 되었다. 일시적인 건지 정말 회복하고 있는 것인지 나도 내 상태를 믿기 힘들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느껴보는 몸과 마음의 가벼움, 활기 그리고 에너지가 진심으로 감동이었다. 관장님은 내 운동 목표는 예전 몸무게로 다시 돌아가는 것, 현재 약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신체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약을 완전히 끊고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이틀 밤을 새운다 해도 버텨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 일상이 체력적으로 버텨내기 힘들다면 과거에 내 체력보다 더 많은 일을 해왔다는 것이고, 내가 버텨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정신적, 육체적 무리를 했다는 것인데,100%의 체력으로 버틸 수 없다면 200%의 체력을 만들어 외부적 타격이 와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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