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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마음 맑음 Nov 29. 2023

40대부터 건강 관리 방법은 달라야 한다

중년부터 다이어트 방법과 목적이 달라야 하는 이유

유튜브 채널 <피식 대학>에서 손석구 배우가 나와서 한 말이 나를 설명하는 것 같아서 놀랍기도 하면서 웃기기도 했다. 40대가 되면 변하는 게 있냐는 질문에 손석구 배우는 아주 많다고 답한다.


"30대 때는 40대가 너무 멋있게 보여서 빨리 40대가 되고 싶었다. 지금 40대가 돼 보니까 내가 30대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뭐가 달라졌냐는 질문에, "일단 체력이 빨리 쉽게 지친다. 정신은 아직 20, 30대인데 몸만 40살이 된 느낌이다. 기회만 생기면 낮잠을 자려고 노력하고, 배터리가 빨리 닳는 오래된 핸드폰처럼 계속 배터리 충전을 해줘야 버틴다. 체력을 버텨주는 배터리 통이 작아지기도 했고 배터리가 엄청 빨리 닳는다." 라며 달라진 40대의 모습을 묘사했다.


40대의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인정하기까지가 어려웠다. 내 20,30대 때의 활력, 생산성, 추진력, 활동량을 생각하면 무기력한 나를 인정할 수 없었다. 점심식사마저도 책상에서 먹으면서 하루 8시간도 거뜬히 컴퓨터 작업을 했던 내가, (목 디스크가 발생한 후) 5분도 책상에서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마음은 대학 졸업 직후 20대 중반의 열정이라서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원하기만 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설렘이 꿈틀대는데 몸은 따라주지 않으니, 몸과 마음의 간극이 나를 괴롭게 했다. 기회만 생기면 낮잠을 자려고 한 것이 아니라, 책상에 앉아서 조금만 집중을 하면 바로 녹초가 되어 쓰러지는 상태까지 갔었다.


명절에 가족이 모여 일곱 살 차이 나는 친언니와 함께 "언니 나 몸이 맛이 갔어"라고 말하자 언니가 "앞으로 한해 한 해가 달라져"라는 대화를 하는 우리를 보 엄마가 "지금 엄마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 하시며 어이없다는 듯 지나가신다. 50대부터는 어느 정도 적응도 되고 오히려 이미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서 덜 충격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갈 때는 체력적으로 전, 후 차이가 너무 극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더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20, 30대 때 나는 지금과는 달랐는데... 그때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오랜 시간 나를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했었다. 먼저, 점점 몸이 노화가 되어가고 있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계속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건강 문제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건강에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건강에 신경 쓰지 않고 집착하지 않도록 역설적으로 젊었을 때부터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건강을 잃은 후에 회복하려 하면 이미 늦을 수 있다.  


내가 빠졌던 또 다른 함정은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40대가 오히려 커리어의 정점이고, 40대에 더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40대가 되기도 전에 체력이 꼬꾸라진 것 같아 내 건강 상태가 더 절망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각자의 상황과 한계치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대와 비교를 하는 것은 나를 더 괴롭게 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비교를 한다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야 한다. 한 달 전 나는 퇴근 후 어떤 일을 아직 더 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힘이 든다던지, 두 달 전 나는 이런 걸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던지 하는 변화가 생겼다면 이상신호로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힘들다면 정신과를, 육체적인 부분이 힘들다면 해당 전문를 찾아가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원인을 찾으려고 하거나 자책하는 시간에 좋아질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고, 해결방법을 몰라 더 우울감과 무기력에 빠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아진다는 말만 들어도 이것이 출발점이 되어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그리고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비해 내가 조금씩 건강이 좋아지고 있고, 조금씩 정신이 안정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면 충분히 나는 발전하고 있는 중이고,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인정해 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출처 Unsplash

 

서울아산병원 내과 전문의 우창윤 의사가 <세바시>에서 중년 다이어트 관련 설명을 했다. 요약을 해보자면 근본적으로 중년 여성(대략 45세부터)의 다이어트를 어렵게 하는 것은 중년 이후에 감소하는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호르몬은 몸에 지방이 가슴, 엉덩이, 허벅지에 축적되게 해 주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중년 이후부터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게 되면서 저절로 지방은 복부와 내장으로 옮겨지게 되며, 새로 쌓이는 지방들도 복부 쪽에 모이게 된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은 우리가 활동하거나 운동할 때 우리 몸이 지방을 잘 태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중년 이후 에스트로겐이 떨어지게 되면서 몸이 점점 지방을 태우지 않는 몸이 된다. 또한 에스트로겐은 우리 몸에서 근육을 성장하게 도와주며, 근육이나 인대가 잘 다치지 않게 보호해 주고, 신체가 좀 더 유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년 여성이 20,30대 때랑 똑같이 먹고 똑같이 운동한다면 점점 근육이 감소하고, 기초대사량은 떨어지고, 살은 더 찌는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젋었을 때 보다 운동을 더 격렬하게 한다면, 문제점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근육 보호 효과라든지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다칠 수 있는 몸 상태라는 것이다. 때문에 근본적으로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고, 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한 운동방법과 순서를 기초부터 배우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뇌에서 세로토닌 농도가 낮아지는데, 세로토닌은 행복감을 주고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세로토닌이 감소하는 것만으로도 더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전에는 견딜만했던 스트레스도 여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더 우울해지니까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중년 여성은 가족, 관계, 건강, 커리어 등 여러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면서 스트레스도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스트레스는 식욕을 촉진시키는 코티졸이란 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흰 쌀, 흰 빵, 밀가루, 달콤한 것들은 우리의 뇌를 일시적으로 세로토닌을 올리면서 스트레스가 조금 해소됐다고 생각을 하게 만든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탄수화물과 달콤한 것들을 더 찾게 되고, 단당류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지방간, 내장지방, 복부지방으로 전환이 된다. 이것이 생활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 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연결되어 점점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고, 쉽게 건강을 잃을 수 있는 몸 상태가 된다.  


출처 Unsplash


하지만 전혀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나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목디스크를 극복하고 꾸준히 식단과 헬스를 하면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20,30대 때의 체력과 활력을 되찾았다. 손석구 배우가 30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결론은 돌아갈 수 있다.  운동과 식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30대 체력과 활기로 돌아갈 수 있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중년의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에 중요한 핵심은 근력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키워줘야 한다. 중년이 되면 근육이 잘 안 붙고 더 잘 다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을 할 때 근력운동을 적어도 주 2회~3회는 해줘야 관절을 보호하면서 균형 잡힌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유산소만 죽어라 한다고, 복근 운동만 집중적으로 한다고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체질 개선이 되어야 하는 문제이며, 큰 근육들이 결국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력운동으로 근육을 키워줘야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몸매를 만들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스트레스가 많고 성인병이 서서히 시작되므로 다이어트 헬스 운동이 필요한 시기다. 몸에 이상신호가 생겼다면 다이어트 헬스를 시작하기 전에 병원에서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한 후 헬스장을 찾아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 강도에 대한 상담을 받은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운동 순서와 방법 그리고 식단은 이 책의 <요요 없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비법: 다이어트 운동 순서>와 <굶는 다이어트는 이제 그만! 맛있고 건강한 식단 비결 1, 2> 편을 참고하면 좋다.


근육량을 지키기 위해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적정량의 단백질을 먹어야 주어야 하고, 동물성 단백질도 좋지만 특히 콩, 두부, 해산물에 있는 단백질을 먹는 것을 추천하며, 충분한 식이섬유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량은 줄이고 음식을 먹을 때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식사 시간은 20분 이상 여유 있게 갖으며, 과음과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중년부터는 저중량 고반복 위주로 운동하여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주면 좋다. 중년 다이어트 헬스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없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킨 후 운동 강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고, 반드시 운동 전, 후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해 주어야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는 헬스장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손목보호대와 헬스 장갑을 끼고, 발목과 무릎보호대를 반드시 한다. 중량이 올라갈 때는 허리 보호대도 한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할 때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운동화는 에어가 있어 쿠션이 되는 신발을 신어줘서 관절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지금 관절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앞으로 무릎이나 관절에 절대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보호 차원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 관절이나 무릎에 문제가 생기면 활동 자체가 어려워지고 운동 자체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절대 무리되게 하면 안 되고, 무조건 잘 보호해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건강한 방법으로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중년의 다이어트는 단순히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내 삶을 긴 호흡을 갖고 건강하고 행복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가족, 일, 다양한 관계와 역할 속에서 바쁘고 힘든 시기이지만 그럴수록 자신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지, 거창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행복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취미생활이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건강한 방향으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어야 술이나 탄수화물 혹은 달콤한 것들에서 오는 잠깐의 위안감에서 벗어나서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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