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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경 Jul 25. 2022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

후덥지근한 여름밤, 차가운 하이네켄 한 캔은 금빛 물결이 잔잔히 흐르는 강가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런 밤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한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전세 대출 문제가 잘 마무리되었고, 정말 다행히도 제2 금융권임에도 신용도가 몇 주 만에 높아져 일반 은행의 이율 정도의 이자를 내게 되었다. 전세 만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대출이 안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을 했는데 말이다.


전세 대출 승인이 떨어지자 나는 이제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년 동안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집이 있는데 뭔들 못하겠는가 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신이 눈치를 챘나 보다. 얼마나 뭐든 잘하나 보자 싶었나? 대출이 나오고 다음날 아들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이건 또 뭔가 싶었지만 신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주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대출이 해결되었으니 아들 병간호에 집중할 수 있는 거니.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올해 3월, 나는 우리 가족 중 처음으로 코로나에 걸렸고, 살면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을 정도로 아팠었다. 다행히 아들은 그때의 나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이가 먹는 것은 한 끼에 죽 세 숟가락이 다였다. 많이 힘들 텐데도 챙겨주는 걸 잘 못 먹을 때는 나에게 미안해하는 모습에 내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열이 조금 떨어지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는 재감염을 걱정하며 나에게 마스크 잘 끼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엄마는 내 걱정을 나는 아들 걱정을...


괜찮다. 다 잘 될 것이다. 앞으로 나에게는 잘 될 일만 남았다. 내가 하는 일도 잘 될 것이고, 하고자 하는 것들도 열매를 맺을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학생 나의 좌우명을 외쳐본다.

As long as there is life, there is hope.


근데...나는 왜 혼술을 하면 술주정을 글로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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