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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씨 Apr 11. 2023

[시] 카운터바

기침을 할 때마다 윗집에서 탱탱볼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

맥주를 따를때 거품이 거품 가득 거품이 일어날 때 

비로소 나의 외침이 바깥으로 들릴 차례


손톱으로 달을 가리려는 엉망진창 생각으로

해를 바다에 띄우는 멍청한 행동으로

너를 감히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뻔뻔한 입술 위로 얼떨떨한 분주함이

나를 속이려들때, 아멘


발자국을 따라 걸을 때마다 아랫집에서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린다

손 끝에 겨울이 오면 펄펄 끓는 봄으로 다스려주마

교육자인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책상 위에 가만히 앉아있기를 수십시간째

차라리 네모난 치즈가 되었다면


곁눈질로 훔쳐보는 것을 반복한다

곰팡이가 몸 속에서 부터 피어나요

음지를 양지처럼 틔울 수 있어요, 아멘


파란지붕 자취방은 웃기지도 않게

뉴스에 나오지도 않아


어디있어


답이 없는 메아리는

물음표를 삼켜먹고

오리발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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