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바닥에 손이 긴 머리카락
여기 저기 흐드러지게졌다
다리 벌린 조명이 밝다 날 속으로 데려간다
수국을 따다 이불 속에 파묻고
뛰어다니는 발바닥을 잠재운다
술 취해서 들었던 목소리
강 너머에서 넘실 넘어오고
기억 속에 사는 오랜 사람은
흐려진 색으로 마음에 스며든다
떠오르는 해가 무서워
질끈 묶어둔 눈을 꽁꽁 싸매지만
주홍빛 동그라미는 결국 눈 앞에서만 번진다
숫자를 잃은 셈은 운율을 갖고
몸짓은 뜻을 가진다
다정한 단어를 갖기 위해
잔잔한 바다 위
서두르는 배
바람이 불어오고
아무도 듣지 못한
울음은 넓게 퍼진다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싶은 눈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