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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ina Apr 26. 2024

[번외] 직장인, 시험관 가능할까?

마지막까지 직장은 그만두지 말길

많은 직장인들이 시험관을 시작하면서 퇴사를 결심한다.

잦은 병원 방문 일정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직장 다니면서 시험관 정말 어려울까?

내 대답은 No.  만약 어렵다고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회사에서 버텨보라.


이유는 하나다. 시험관 하나에만 내 모든 관심이 포커싱 되면, 그 과정이 더 힘들다.

회사라도 나가야 일하는 중간에 시험관 외의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 회복이 된다.


회사를 다니면서 시험관을 진행하고 싶으면 이 세 가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1. 오전 7시 30분 진료가 가능한 난임 병원 선택

2. 시차/탄력 근무가 가능한 근무 환경

3. 시험관 준비 기간 동안 업무 공백을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나는 시험관을 하기로 마음먹고 바로 팀장님을 찾아갔다.






팀장님, 저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려고 해요.

우선 시험관을 시작하면 2주 사이에 최소 4번의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컨디션에 따라 신선이식을 하게 되면 그 후에도 1~3회 정도 더 방문하게 된다.


우리 회사는 시차와 탄력 근무를 사용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은 1주일 전쯤 신청하고 시험관처럼 갑작스럽게 근무 조정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양해가 필요했다.


팀장님께 1년간 임신을 준비했지만 잘 안되었고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씀드렸다. 갑작스러운 나의 이야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셨지만 본인이 회사에서 도와줄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답해주셨다. 다행...^^


나 역시 절대 시술 준비로 인해 회사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면담을 종료했다.



난임 병원 오픈런, 새벽 5시 30분에 줄 서다

채취/이식 날은 휴가를 써야 하지만 그 외 초음파를 보는 기간은 시차 출퇴근으로 충분히 병원을 갈 수 있다.

내가 첫 번째 순서로 진료를 본다는 전제하에.


내가 다니는 난임 병원은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은 7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첫 오픈런 때는 대기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출근시간을 1시간 정도만 늦추고 6시쯤 도착했는데 

내 앞에 무려 9명이 줄을 서 있었다.


첫 번째로 진료를 봐야 하는 건 직장을 다니며 시험관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했던 것이다.

다행히 다른 선생님께 진료 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나는 시간에 맞춰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는 항상 5시 30분을 목표로 도착하고 있다.

그래도 1등으로 도착한 적은 없다는 것이 함정^^


특히 월요일은 일요일에 진료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 몰리면서 다른 날에 비해 일찍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서두르는 것이 좋다.



직장을 다니며 난자 채취까지 완료한 이 시점에서

어제 난자 채취까지 완료하며 다사다난했던 나의 시험관 1차의 여정이 끝나간다. 

한 사이클을 끝내는 지금 나는 직장을 다니며 시험관을 할 수 있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에 다 적지 못했지만 내 진료를 위해 출장 일정을 바꿔준 동료가 있다.

과배란 주사로 힘들어하는 나를 위로해 준 동료도 있다.

갑작스러운 나의 휴가와 출근 일정 조정을 이해해 주신 팀장님도 계신다.


감사함을 알기에 최대한 회사 일에 지장을 안 주고자 마감일정도 꼬박꼬박 다 맞추고, 첫 번째 진료를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나의 시험관이라는 여정의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회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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