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5
빅터를 따라서 오피스텔 복도를 걸었다.
나는 분명 잘못한 게 없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화나있지?
뭔가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내내 빅터는 말 한마디 없었다.
1층에 도착하자 빅터는 건너편에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숍이 있는데, 거기로 갈까요?라고 물어봤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빅터를 따라갔다.
빅터는 신호등 앞에서 나에게 쌀쌀맞은 말투로 갑자기 질문을 했다
'미소에 왜 지원했어요?'
나는 빅터의 쌀쌀맞은 질문의 의도를 빠르게 생각을 했을 때,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나는 이대로 집에 가야 할 것만 같았다
나는 미소라는 로켓에 탑승하고 싶은 간절함이 굉장히 강했다.
해외 가사도우미 서비스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공부를 했었다.
홈조이의 대표 아도라청의 인터뷰 영상까지 모두 찾아보며,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유부터 시작해서 왜 망하게 되었는지, 미소라는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굉장히 많이 보냈던 상태였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나도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 미소라고 생각해서 지원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O2O 서비스인 '홈조이'의 서비스 모델이 한국에서 어떻게 전개가 될지,
홈조이가 망한 걸 봤지만, 한국에서 빅터님과 공동창업자분들은 어떤 자신감으로 이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빅터는, 나의 첫 번째 대답을 듣더니 의외라는 표정을 짓고 웃으며 답변을 해줬다.
'커피숍에 들어가서 자세히 이야기해 볼까요?'
우리는 커피숍에서 미소를 시작하게 된 배경, 홈조이가 이런 부분을 잘했으면 안 망했을 거라는 이야기도 하고 내가 왜 창업을 하려고 하는지, 미소를 선택한 기준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다.
눈치로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 직접 빅터의 입에서 이야기를 듣기로는 내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집에 돌려보내려고 했다고 한다.
이유는, 첫 번째는 다른 공동창업자가 본인과 상의를 하지 않고 나의 채용을 결정한 게 굉장히 화났고, 두 번째는 이런 허접한 이력을 가진 애를 뽑은 것에 대해서 화가 났었다고 한다.
(초기에 빅터는 엘리트주의가 강한 사람이었지만, 나중에 인식이 바뀐다)
빅터는 사무실에 있는 팀원들을 소개해주겠다고 이야기했고, 우리는 같이 사무실에 복귀를 했다.
사무실을 보며 나는 너무 설레었었다.
딱 내가 생각한 초기 기업의 사무실의 느낌이었다.
7평 정도 되는 공간에 여러 책상들이 있고,
뒤를 돌면 바로 팀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에게는 정말로 만족스러운 환경이었다
오전에는 자연스레 고객과 가사도우미의 전화를 어떻게 받는지 지켜보며 메모를 했고, 오후에는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전화를 받으며 전산을 입력하는 방법을 배웠다.
진짜 매뉴얼도 없이, 국극 초기의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그러다 시간을 훌쩍 지나가고 저녁이 되었다.
빅터가 저녁으로 카레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나도 자연스레 저녁을 주문했다.
저녁이 도착하고 자연스레 팀원들은 모두 의자를 돌려
자연스럽게 미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 있었던 회고를 하였는데, 오늘 일어난 청소 숫자와 특이케이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우리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이 또 빠르게 지나갔다.
어느덧 저녁 10시 30분이 되었고, 그 시간까지 아무도 퇴근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미소는 정말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스타트업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다 같이 좁은 공간에서 의샤의샤 하며, 미팅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슬슬 팀원들이 퇴근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 갑자기 빅터가 마지막에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우리 이번에 투자 못 받으면 3개월 안에 망해요'
빅터의 마지막 멘트를 시작으로 나의 본격적인 미소 생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편에서)
<머리가 크고 나서 적는 3줄 1줄 인사이트 정리>
1. 기회는 준비가 된 자에게 찾아온다.
- 태어날 때 Lucky 스탯에 몰빵 찍지 않는 이상,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오는 기회들이 있을 때 내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자연스레 기회는 누군가에게로 넘어가게 되어있다.
- 지금 돌아보면 나에게 미소는 정말 인생에서 큰 의미를 가진 곳이다. 미래의 내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일까? 이상하리 만큼 철저하게 산업에 대해서 조사하고 또 공부하고 과할 정도로 준비를 했다. 인지도도 없는 초기 스타트업의 인턴 면접을 이렇게 까지 준비를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힘들게 준비했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준비를 했고 빅터의 돌발 면접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 현재의 나는 글을 쓰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P.S 여러분들의 조직의 첫날은 어떠했나요?
아직도 저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네요 ㅎㅎ
[시리즈]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1 - 노스펙 고졸의 처절한 스타트업 도전기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2 - 첫 창업, 그리고 실패를 맛보다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3 - 연달아 꺾이는 젊은 패기, 인생의 최저점을 찍다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4 -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마음 다지기, 그리고 도전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5 - 인생 터닝포인트의 시작
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6 -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에서 핵심인력이 되었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