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 기획서' 중에서
제갈량의 북벌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유비의 과거로 다시 한번 돌아가 보자. 유표가 세상을 떠난 후, 조조는 눈엣가시인 유비의 세력을 섬멸하기 위해 그를 맹추격했다. 유비는 십만이 넘는 백성을 겨우 삼천여 군마로 호위하면서 강릉으로 느릿느릿 피신 가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조조의 선봉대에 따라잡히면서 가족, 장수, 병사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급하게 도망치게 되었다.
이렇게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상황에서 천하의 맹장인 장비가 시간을 벌겠다고 용감하게 나섰다. 그는 단지 기병 20명을 데리고, 장판교 위에서 조조의 대군을 기다렸다. 뒤쪽 숲속에 병사들로 하여금 말꼬리에 나뭇가지를 달아 먼지를 일으켜서 복병이 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그의 용기와 지략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 이윽고 조조의 대군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장판교 앞까지 도달했다. 장비는 대군 앞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말 위에서 창을 꼬나잡고 조조의 대군을 노려보며 다음과 같이 소리쳤다.
연나라 땅의 장익덕이 여기 있다. 누가 나와서 맞붙어 보겠느냐?
그의 어마어마한 위세에 눌려 추격군은 잠시 주춤했다. 조조는 이미 관우를 통해 장비가 사람 목숨을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 쉽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막상 그를 눈앞에서 대하자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병법의 달인’인 조조는 뒤쪽 숲에서 보이는 수상한 움직임이 신경 쓰였다. 결국, 장비는 자신의 강점인 ‘용기’를 극대화해서 조조군의 허, 즉 ‘두려움’을 공략했다.
다시 이곳은 촉나라의 수도인 성도다. 삼 형제가 세상을 떠난 후 촉나라의 군대는 위나라보다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오호장군 중에 관우, 장비, 황충, 마초가 세상을 떠났고 상산 조자룡도 이미 나이가 들었다. 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유리하게 전쟁을 이끄는 방법뿐이다.
이때 제갈량은 북벌을 위한 군대를 일으키기 전부터 첩자들을 통해 위나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다. 마침 위나라의 황제 조비는 병으로 사망했고, 그의 아들인 조예(曹叡)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조예를 보필하는 사람은 대장군 ‘조진(曹眞)’과 ‘사마의’라는 인물이었다.
먼저 사마의에 대해 알아보자. 제갈량보다 2살 많은 그는 대대로 고위관직을 지낸 명문가의 자제였다. 그는 조비가 태자일 때부터 옆에서 보좌하고, 그가 황제가 되자 본격적으로 그를 도와서 국방을 강화시키고 농업생산력을 끌어올렸다. 하늘 아래 두 마리의 용이 있을 수 없듯이 사마의는 제갈량과 천적 같은 사이였다.
이러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드디어 제갈량은 북벌의 기치를 들고 출정했다. 이때 조예 측의 부마 하후무(夏候楙)가 선발대라는 정보를 듣고 위연은 자오곡(子午谷)을 통한 장안(長安) 습격을 제안했다. 정예명 5,000명을 이끌고 자오곡을 통해서 북으로 가면 장안에 열흘 내에 도착하고, 이후에 장안성을 점령하겠다는 다소 무모하지만 대담한 계획이었다.
제갈량은 이 작전이 위험하다고 승인하지 않아서 후세의 전략가들에게 많은 비난을 듣지만, 사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충분히 이유가 된다. 즉, 금번 첫 번째 북벌은 꼭 승리로 이끌어야 하고, 중요한 리소스인 장수와 병사들을 최대한 아껴야 했다. 경험 많고 용감한 위연이 만약 장안성을 공략하다가 발이 묶인다면 그들은 중요한 재원을 잃게 된다.
당신이 만약 거대한 기업과 맞서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에서 밝힌 바도 이와 같다.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전쟁에서 약소국이 다윗이 한 것처럼 비전통적, 또는 게릴라 전술을 사용해 강대국이 원하는 전쟁 방식을 거부한 경우에는 어떻게 됐을까? 답은 다음과 같다. 그런 경우에 약속국의 승률은 28.5퍼센트에서 63.6퍼센트까지 급등한다.”
그는 전혀 경쟁력이 없는 ‘범생이’들로 이루어진 여자 주니어 농구팀이 어떻게 강팀들을 제치고 전미 대회 결승전까지 올라간 비결을 소개했다. 한마디로 상대의 예상을 뒤엎는 전술이었다. 일반적으로 농구 경기에서 공수 교대가 되면 자신의 코트로 뛰어가는 방식도 뒤집었다. 이 팀은 모든 경기에서 풀코트 프레스로 경기를 했다. 상대방이 공을 못 잡도록 훼방을 놓고, 실수를 유도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제갈량처럼 나의 약점을 감추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첫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히 바라봐야 하고,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디야’라는 카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강점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비록 스타벅스와 같은 고급스러운 커피와 매장 분위기가 아니지만 저렴한 커피값과 가성비를 무기로 골목 곳곳에 포진했다.
둘째, 내가 유리한 장소에서 상대방과 싸워야 한다. ‘플립 카트’라는 회사가 바로 이러한 예다. 회사는 인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절대 강자인 아마존을 물리치고 인도 내에서 최고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되었는가? 이들은 낮은 신용카드 이용률에 주목해 현금거래, 열악한 도로 사정을 고려한 오토바이, 자전거 배달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셋째, 상대방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을 노려야 한다. 이미 기대하고 있는 순간에 공격한다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 처음에 상대방을 놀라게 해야 실수를 유발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소녀 농구단이 그러했다.
제갈량은 위나라와의 전쟁에 있어서 이러한 세 가지 포인트를 고려하여 승리의 확률을 높였다. 장수나 병력의 수가 위나라보다 뒤지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먼저 움직이고, 유리한 위치를 점거했다. 그랬기 때문에 강대국을 상대로 무려 5차례나 북벌을 시행할 수 있었다.
약자가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자신이 유리한 장소에서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