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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n 09. 2020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 마음공부의 핵심

《공부의 품격》중에서

바닥에 앉아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지금’, 내쉬면서 ‘여기’라고 되뇐다. 곧 있으니 잡념이 떠오른다. 내일 보고서, 상사한테 혼난 일, 동료한테 섭섭했던 일 등. 에너지 흡혈귀(나는 감정을 상하게 하는 모든 생각을 에너지 흡혈귀라고 부른다.)인 잡념들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대신 그냥 바라본다. 시간이 지나니 ‘바라보기’에 익숙해진다. 어느덧 시간은 5분이 지났고, 눈을 서서히 뜨고 주변을 바라본다. 새벽녘의 찬 공기와 함께 내 마음이 가라앉고 고요해짐을 느낀다.
 
우리의 마음은 지금 어떤가? 즐거운가? 행복한가? 걱정뿐인가? 화가 나는가? 


현대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왜 이렇게 변하고 느껴지는지 잘 모른다. 보험연구원 발표(2018년)에 따르면 직장인이 직무 중 스트레스를 ‘대부분’ 혹은 ‘항상’ 느끼는 비율은 남성 26.5%, 여성 25.4%라고 한다. 즉, 직장인 4명 중 1명이 항상 우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구성원이 1,000명의 회사라면 250명, 10,000명이라면 무려 2,500명이 상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무리 예전보다 감정노동이 더 늘어났다고 하지만 이는 심각한 문제다. 
 
상시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무 이유 없이 문득 화가 치밀어 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끔씩 울화통이 터지는 이유는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상사가 우연히 생각났는데, 그 상사 때문에 고생하고 배신당한 기억이 나면 기분 좋은 아침에 갑자기 화가 난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냥 기억일 뿐이고, 이미 지나 간 과거의 찌꺼기일 뿐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과거에 집착하는 것일까? 심지어 이 기억은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기억에서 해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분노와 화에 지배되어 살아간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공부하고 알아야 한다.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이자 의사인 디팩 초프라는 “마음은 모두 답을 알고 있으니 마음에 집중하여 곰곰이 생각하라.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시중에는 마음공부에 대한 책이 넘친다. 그런데, 마음공부 관련 책을 읽을 때는 마음이 힐링 되는 거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된다. 힐링 캠프를 다녀와도 그때뿐이다. 힐링 캠프 시 꺼놓은 휴대폰을 켜면, 밀린 이메일, 수북이 쌓인 메시지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회사원으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마음의 병이 쌓이면 ‘마음의 암’이 되고 ‘몸의 암’이 된다. 몸을 함부로 해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지만 요새는 마음의 병이 더 무섭다. 밀린 회사 보고서, 당월 실적, 동료와의 불화, 아이들 교육, 주식 시장, 비트 코인, 부동산 등 많은 잡념과 걱정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약 1,800년 전의 로마의 황제인 마르쿠스 아울레리우스(Marcus Aurelius)도 이러한 번뇌에 시달려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오늘 나는 온갖 번뇌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아니, 나 자신 속에 있는 온갖 번뇌를 몰아냈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번뇌라는 것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바로 내 사고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마르쿠스 아울레리우스
 
직장인은 자신의 고민을 풀 곳이 마땅치 않다. 가끔씩 동료들과 소주 한 잔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나도 그 대안을 사용해봤지만, 풀리기는커녕 마음의 병만 깊어가고 건강은 더 안 좋아진다. 정말 고민을 털어놓고 해결하고 싶다면 회사에서 동료나 상사, 선배들에게 ‘맨 정신’으로 상담하는 것이 제일 좋다. 밖에서 산책하면서 얘기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스티브 잡스나 저커버그도 산책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같이 걷다 보면 두뇌도 활성화되면서 긍정적인 생각이 나오고 의외로 좋은 해결책이 나온다. 



제일 좋은 것은 나의 나쁜 기억을 지우개로 쓱쓱 지우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의 마음을 그냥 ‘바라보라’라고 한다. 셀카를 찍어보았는가? 동영상에 나온 나의 모습을 보았는가? 남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면 어떤가? 웃고 있는가? 아니면 찌푸리고 무표정한가? 나를 바라보는 것이 명상의 기본이고, 명상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기반을 둔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젊은 시절 명상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고 많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 IT 회사들이 명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잡스에게 명상은 ‘내면을 일깨우는 알람시계’였다. 그는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하는 능력은 매일 반복하는 명상과 직결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차드 멍 탄은 전 구글 엔지니어인데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동료들을 위해 명상 프로그램을 열었다. 매년 400여 명의 대기자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그가 쓴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자신감, 자기 통제력, 이타심 같은 감성지능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훈련으로 터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명상이 글로벌화가 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주변에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명상을 하면 왠지 종교적인 것으로 연결시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명상을 하고 기도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도 명상의 하나다. 명상의 장점은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도록 만든다. 또한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소중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좋은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생각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요새는 다양한 명상 앱도 있어서 딱 5분만 자신에게 할애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잠시 덮고, 눈을 감고 의자나 바닥에 앉아서 허리를 펴고, 편하게 호흡을 하자. 호흡에 숫자를 부쳐도 된다. 눈을 감자마자 잡념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에너지 흡혈귀가 출몰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과 대화하지 말고, 그냥 바라보기를 한다. 이렇게 꾸준히 매일 명상을 하다 보면, 좀 더 편하게 ‘바라보기’를 할 수 있다.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명상이다. 이러한 마음공부의 핵심은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고,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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