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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n 11. 2020

식스팩이 아닌 식스센스부터 길러라

《공부의 품격》중에서 

코넌 도일(Conan Doyle) 경이 창조해낸 명탐정,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얘기한다. “나는 두뇌 활동 없이 살지 못하네. 머리를 쓰지 않으려면 도대체 왜 사나?”라고. 이렇게 활발한 두뇌 활동 뿐만 아니라 뛰어난 직감을 통해서 셜록 홈즈는 수많은 사건을 해결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식스센스를 이끌어 내서 사건을 해결했는가? 
 
식스센스는 육감 또는 영감이다. 오감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말한다. 즉, 분석적인 사고에 의지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살면서 우리가 아는 것이 아닌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경험과 느낌을 통해서 ‘직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천재 물리학자인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직감과 직관, 심상이 먼저 나타나고 말이나 숫자는 이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얘기했다. 즉, 심상을 먼저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다음에야 표현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라고 믿고, 모든 것을 수치화 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어린 왕자》라는 책에서도 ‘내’가 코끼리를 삼킨 보아구렁이를 그렸지만 어른들은 그냥 ‘모자’라고 생각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직관을 따르기 보다는 숫자를 믿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숫자를 봐야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시장이 좋거나, 나빠질 것이라는 동물적인 감각 보다는 몇 % 확률로 좋아지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표시할 때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 그것이 맞든지, 틀리든 지가 중요하지 않고, 숫자로 표현했느냐, 안했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직감이라는 것이 있다. 혹시 살면서 그런 경험이 없는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거 같은 느낌, 또는 반대인 경우 말이다. 옛날에는 어머니들이 안 좋은 느낌이 들면 자식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서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올리지 않았던가? 또한 음악가들에게 직관력은 필수다. 훌륭한 멜로디나 가사는 계산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피아노 앞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도 훌륭한 음악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 예전 재즈 피아노 선생님은 재즈 연주 중 솔로를 연주할 때는 어떤 일종의 ‘신내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이 하느님의 힘을 빌리든, 나만의 신, 또는 우주의 신을 빌리든 그 힘을 빌려서 나의 손을 통해서 연주해야 된다고 했다. 


회사 생활에서도 이러한 직감이 상당히 중요하다. 출근했는데 왠지 기분이 싸하다 싶으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는 한다. 그날 기분이 좋고 뭔가 일이 잘 될 것 같으면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린다. 직감이 발달하면 회사 생활도 더 잘할 수 있다. 상사, 부하 직원, 고객의 기분도 헤아려서 말을 조심할 수 있다. 직장에서는 ‘보고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준비가 안 되었거나 기분이 안 좋은 상태라면 직감적으로 그것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보고 시간을 잘 잡거나 보고를 할 때 언행에 더 신중해야 된다. 물론 이렇게까지 윗사람, 아랫사람, 고객 등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냐고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신경 쓰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 얘기만 전달한다면 회의, 보고, 영업도 제대로 될 리 없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눈치가 없다’라고 느끼는 직원은 직감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눈치가 있고 직감력이 좋은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의 ‘운’도 타이밍과 직감에서 나온다고 본다. 
 
다행히 나도 직감이 좋은 편에 속한다. 물론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 간의 부대낌이 있기 때문에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실수를 해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아무리 오래 해도 그대로이다. 


마케팅에서도 직감이 상당히 중요하다. 마케팅이라고 하면 수많은 통계와 수식을 쓰는 굉장히 복잡하고 분석적인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만 근거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근거로 판단을 내려야 되는 경우도 많다.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많은 경제학자들도 느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수많은 불확실한 변수를 모두 수치화 할 수 없다. 앞서 아인슈타인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심상이 나타나면 데이터나 기호는 뒤따라온다. 물론 데이터가 반대로 직감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직감의 힘을 믿는다. 직감은 그냥 ‘찍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동안 오감을 통해서 배운 지식, 경험을 총동원해서 나에게 안테나 역할을 한다. 《스냅》이라는 책에서 저자도 이러한 직감이 단순한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고, 상당한 근거와 원리가 있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뇌는 주변 환경에 반응하면서 부단히 새로운 정보로 스스로를 업데이트하고, 끊임없이 주변 사건들 사이에 새로운 연관을 만들어낸다. (중략) 뇌는 항상 미래의 사건들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실상 우리 모두는 평생에 걸쳐 수백만 가지 계산을 하는 정교한 통계의 달인들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직관을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첫째 많은 인풋이 있어야 한다. 인풋은 업무, 공부, 독서, 경험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앞서 얘기한 재즈의 솔로 연주도 신내림이 있기 전에 수없이 많은 곡들을 카피하고 연습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둘째 무조건 열심히 할 것이 아니고 쉬면서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직관은 어느 순간 떠오르게 된다. 명상을 하거나 산책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샤워를 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고,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스콧배리 카우프만(Scott Barry Kaufman) 교수는 72%가 샤워를 하며 새로운 통찰을 얻었다고 한다. 


셋째,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고 무언가를 생각할 때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만의 보물, 즉 직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직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풋, 바라보기, 호기심이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의 문을 열고 그 보물(직감)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된다. 준비 안 된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인풋이 들어와도 아웃풋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칠레의 작가인 이사벨 아옌데(Isabel Allende)는 직감은 마음이 아니라 뱃속 어딘가 모르는 곳에서 떠오른다고 했다. 이제 나의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직관을 피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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