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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Jun 08. 2020

어떻게 버느냐가 아닌 어떻게 쓰느냐

“스크루지씨, 돈에도 품격이 있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돈은 돈일 뿐인데, 무슨 품격이 있어? 비싼 밥 먹고 미친 것 아냐?” 


돈에도 ‘품격’이 있다. 돈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돈도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그 돈이 흐르면서 사람들에게 귀중한 자원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했지만 나중에 부를 일궈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 
 

반면, 조선시대의 선조들은 사농공상이라고 해서 돈을 다루는 상인을 가장 밑에 두었다. 양반들은 기생들에게 팁을 줄 때 젓가락으로 돈을 주었다고 하고 이를 ‘젓가락돈’이라고 한다. 그만큼 ‘돈’은 터부시 되었다. 


시대는 변했다. 6.25 전쟁 전후의 처절함을 겪은 우리나라는 ‘돈이 곧 인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떠받드는 존재가 되었다.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악덕 사채업자인 마동포(이원종 분)는 “법보다 주먹, 주먹보다 쩐이 앞서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쩐이 앞서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로또,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돈을 모으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돈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 특히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얼마 전 회사 헬스장을 가보니, PT(Personal Training) 선생님들이 4~5명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이 보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새 직장인들이 자기 몸 관리를 위해서 PT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 PT 비용은 결코 싸지 않다. 시간당 적어도 4~6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혹자는 돈을 낭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원들이 자신의 소중한 돈으로 건강을 위해서 투자하면, 트레이너 분들도 식당이나 옷 가게에서, 또는 개인 취미(적어도 비트 코인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등에 소비할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바로 돈의 아름다운 순환이다. 즉 돈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충족시키거나 베풀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돈을 어떻게 써야 될까? 돈을 쓰는 아주 사소한 공부법을 배워보자. 
 
“아니 ‘돈 버는 공부’가 아닌 ‘돈 쓰기 공부’라고요?”


이렇게 다소 실망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물론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에 대한 투자도 있고,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각종 재테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돈 버는 것도 만큼, 쓰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돈을 잘 쓰면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고, 쓰는 것만큼 나에게도 돈이 돌아온다고 믿는다. 내 주변에는 마치 ‘돈 귀신’이 들린 것처럼 돈은 많이 벌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쓰지 않는 분들이 있다.


먼저 아무리 사소해도 베푸는 습관을 들이자. 나는 회사에서 소소하게나마 베풀고 있다. 부서 후배 사원들한테 가끔씩 커피나 과자를 쏘고 있다. 후배들도 상금을 받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커피나 과자를 쏜다. 아주 작은 행위이지만 우리 파트에 정착된 나눔의 현장이다. 물론 어머니에 비하면 소심한 돈 쓰기다. 어머니는 전원주택에서 수확한 농산물 들을 이웃들에게 그냥 나누어 주면서 베푼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인심을 얻고 도움을 받으실 때도 있다. 30년 넘게 조상을 위해서 넉넉히 제사 음식을 준비하고, 형편이 별로 안 좋으신 아버지 형제/자매들에게도 용돈을 드리고는 했다. 이렇게 남들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이 당장 나에게 되돌아오지는 않더라도 덕을 쌓으면 언젠가는 나에게 ‘운’이 되어서 돌아온다. 


둘째,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돈을 쓴다. 이왕이면 ‘기브’의 마음이 들어가면 더 좋다. 나는 그동안 음악, 골프, 글쓰기, 책, 중국어, 일본어 등 각종 공부에 돈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배우기는 나에게 끝난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후배들 결혼식 때 축하 연주를 할 수 있었고, 회사 송년회 때도 단골로 등장해서 직원 분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었다. 책을 산다면, 작가와 출판사분들, 가족들에게 돈을 드릴 수 있고, 그분들도 다른 이에게 돈을 전달할 것이다. 내가 수강한 어학 과정은 그 학원에서 일하시는 직원들, 가족들, 그리고 아르바이트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소비한다. 그렇게 ‘돈의 흐름’은 이어진다. 
 
셋째, 좋은 물품을 구입한다. 물건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나는 옷, 자동차, 명품, 기타 장신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내가 어떤 유명 브랜드 옷을 입든, 벨트를 차든 남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아마 아부를 하고 싶은 직원들은 그 점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오래 입고, 신고, 튼튼한 것을 고른다. 명품도 장점이 많다. 미국에서 페라가모 구두를 할인가($90불)에 구매해서 약 10년간 신었던 기억이 난다. 고가로 구입한 맥북 프로노트북은 내가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제품이다. 예쁘고 값어치가 있는 찻잔을 사면 커피나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반면 너무 싼 옷이나 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제품의 내구성도 의심이 가지만 우리는 싸게 구입한 물건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헤드폰, 인터넷 쇼핑에서 구입한 좌욕기, 어깨 펴준다는 밴드 등 각종 매체에 후킹 당해서 구입한 물품들은 나쁜 물건이다. 즉, 돈을 낭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본인이 필요한 물건과 아닌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중국 속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돈을 버는 것은 바늘 하나로 일하는 것처럼 느리다. 그러나 지출은 모래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빠르다.” 따라서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돈 쓰기에 대한 철학은 내가 행복하고, 남에게도 가치(Value)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돈 쓰기를 통해서 나만의 ‘돈의 품격’을 완성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돈을 제대로 가치 있게 쓰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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