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윤쓰 Dec 25. 2020

나의 화양연화는 가난한 배낭여행 시절일까

23살 나의 꿈, 나의 도전


10대 시절 여행책과 다큐멘터리를 보며 나는 배낭을 메고 자유롭게 세계를 다니는 꿈을 꾸었다. '외국과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마음이 요동쳤고 언젠가는 '내가 어른이 되면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누는 배낭 여행자가 될 거야!'라고 다짐을 했다.


18살, 세계일주 바이블 책에 썼던 글


그리고 23살, 나는 오래된 그 꿈을 이루었다. 2016년 4월, 태국으로 가는 편도 티켓 하나와 독일로 가는 티켓 이 두 개만을 가지고 계획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기약 또한 없었다.


여행 전부터 6개월 동안 아르바이트 2-3개를 하면서 보냈던 날들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여행기간 동안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미얀마, 독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180일의 여정으로 

12개국을 방문하고 여행했다. 태국에서는 한 달 반, 미얀마에서 한 달, 체코에서도 한 달 반 이렇게 내가 이끌리는 곳에서 더 머물기도 하고 체코 프라하에서는 민박 스텝으로 지내기도 했다.


여행기간 동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들을 알게 되었다. 또한 타지에서 한국인들을 만나며 여행 초반에는 하루하루를 즐거워하며 이런 게 여행이라며 행복해했다.


하지만, 여행 3개월 차가 될 무렵, 여행 슬럼프가 온 건지 더 이상 새로운 곳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생각하면 나는 '가난한 배낭자' 였기 때문이다.


프라하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었지만 나는 돈을 아끼면서 여행했기에 큰돈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없었다. 매일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하루하루를 전전긍긍하는 나를 발견할 때면 '이런 게 내가 그렇게 원했던 여행이었을까?' 괴리감이 들기도 했다.


여행 후반쯤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나는 180일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곳은 역시나 어디든 다 똑같구나'라는 한 마디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것은 나의 마인드와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지만 '나의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꿀 수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했다.

이런 것을 배우려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의 리즈시절이라 해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23살의 나였기에

그때의 나였기에

겁 없는 나였기에

찬란하고 빛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와 항상 동행했던 배낭


태국에서의 템플 스테이 / 태국 수코타이


 

작가의 이전글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