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지역, 조용한 산골마을의 매력 (1)

안나폴라가 말하는 몬쉬크

by 마싸
안나폴라는 32세의 활달하면서도 차분한 여성이다. 포르투갈 남쪽, 바다를 면한 알가르브Algarve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바닷가인 라고쉬Lagos에서 태어나고, 포티마웅Portimẫo과 파루Faro에서 각 3년, 2년을 공부했으나, 그녀가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몬쉬크Monchique이다. 현재는 동티모르 수도 딜리의 호텔에서 5년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다이빙과 요가를 좋아하고, 채식주의자이다.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수줍게 웃으며, “글세, 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그렇게 익숙하지 않네”라고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내가 생각하는 나는, 구하는 자 seeker 야”라고 말한다.

싫어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은 것.
좋아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사람들, 멋진 풍경, 일출과 일몰, 음식, 여행.
5년 동안 새로운 환경에서 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만족하지만, “바깥세상”을 생각하면,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해서 설렐 수밖에 없다고. 지금 일하고 있는 호텔업계가 흥미로워서, 경영이나 관광/접대 산업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하고 싶고, 다른 나라로 여행 혹은 일하러 가고 싶은 생각도 있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기도 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포르투갈을 떠난 지, 5년이 되었다고 했어. 많이 그립고 생각이 나겠네. 포르투갈은 얼마나 자주 가?

1년에 한 번씩, 3주에서 한 달 정도는 꼭 포르투갈에 가.

그리워하는 것? 정말 많지. 하지만 집에서 떨어져 있을 때 제일 보고 싶고 생각나는 것은 역시 사람이지, 친구와 가족 들. 그리고 풍경도 그리워.

계속 같은 곳에서 살다 보면, 아무래도 익숙해지고, 내게 익숙한 것과 일상에 대해 당연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나는 1년에 한 번씩만 집에 가니깐, 돌아갈 때마다 포르투갈에서의 일상적인 것에 대해 너무 좋고 감사하게 돼.




고향인 몬쉬크는 알가르브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알가르브는 어떤 곳이야? 유명한 해안 관광지라고는 들은 적이 있어.

나는 조그만 마을 출신이야. 몬쉬크는 인구가 5~6천 명 정도 되는 조그만 곳이지. 사실 내가 태어난 곳은 다른 바닷가 마을이지만, 몬쉬크가 내 고향이라고 할 수 있지. 대부분의 시간을 거기서 보냈거든. 몬쉬크는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티모르 풍경이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해 – 산자락을 보면 말이야. 여기도 산지가 많거든. 산에 둘러싸인 편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지.


몬쉬크 외, 알가르브의 다른 곳들은 바다를 면하고 있어. 포르투갈에 여름에 한 달 휴가를 가서, 매일 다른 해변에 간다고 해도, 모든 해변을 다 경험할 수 없어. 그만큼 좋은 해변이 많아. 알가르브는 이런 해변을 누리기엔 최고의 곳이지.



포티마웅만 해도 그래. 포티마웅 중심가 해변은 정말 붐비는 곳이야. 하지만 조금 벗어나면, 접근성은 좀 떨어지지만,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도 많아. 몇 년 전에 어떻게 하다가, 친구와 누드비치에 간 적이 있어. 내 친구가 어떤 해변 사진을 보여줬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 같이 가보자라고 했거든. 그런데 완전 암벽 타고 기어 올라가고 내려가더라고. 어쨌거나 갔더니, 다들 벗고 있길래 놀랐지. 그렇지만 그게 다야. 그냥 다들 자연스럽게 햇볕을 즐기는 것이지. 누드 비치는 접근성이 아무래도 떨어지고, 가기가 쉽지 않지만 그만큼 풍경이 아름답기도 해.


알가르브 해변은, 해안선 전체에 걸쳐 무척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관광객인 많지만, 정말 관리가 잘 되고 있지. 보트 투어도 할 수 있고, 돌고래 투어도 있고, 보트로만 갈 수 있는 동굴 투어도 있어.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해. 다이빙하기에도 좋아. 몇 년 전, 포티마웅 근처에 일부러 오래된 배 몇 척을 일부러 침몰시켰어. 뉴스에도 나왔는데, 지금은 다이빙 포인트가 되었지. 몇 년 전 침몰한 이후, 지금은 그 배들이 산호와 바다생물 터전이 되어서 아주 볼만해진 거지. 나도 올해 포르투갈 가면 꼭 거기로 다이빙하러 갈 계획이야.


알가르브 해변의 작은 마을들은 다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

빌라무라는 골프 리조트와 요트 정박지가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휴양지야.

사그레스는 서쪽의 끝이라고 불리지.

라고스는 정말 작고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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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알가르브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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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무라의 요트 정박지. 빌라무라에는 유명 축구선수인 호나우두와 피구가 운영하는 가게도 있다.




지도를 보면, 알가르브 지역은 대부분 바다를 면한 해안 지역이야. 네가 태어난 곳, 공부를 한 곳들만 봐도, 다 바닷가 지역이네. 그런데 몬쉬크는 해안에서 떨어진 곳이야. 해안가에 있는 다른 알가르브 마을에 비해, 몬쉬크가 특별한 점이 뭐라고 생각해?

녹색, 그리고 깨끗하고 숨쉬기 상쾌한 공기지.

몬쉬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은 2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벌써 사람이 많아. 큰 도시까지는 아니더라도, 북적이는 느낌이 나거든. 알가르브 지역은, 지역 전체가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가족끼리 가건, 연인끼리 가건, 친구끼리 가건, 나름 편하고 즐길 거리가 다 갖춰져 있지. 모두에게 나름대로 맞춰질 수 있는 휴양지야. 별장용 아파트나 집도 많고, 포르투갈인들은 물론이고, 북유럽에서도 많이들 와. 성수기인 여름, 특히 8월에는 포티마웅, 알부페이라 등 해변 지역에 사람이 무척 많아. 내 기준으로는 너무 붐벼!

아마 이런 복잡함이 너무 하다 싶은 사람은 몬쉬크가 맞을 거야. 몬쉬크는 해변이랑 가까우면서도, 특유의 조용함을 누릴 수 있는 곳이거든. 깨끗하고 멋지고 친밀한 곳이야.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길에서 친밀하게 서로 인사를 나누곤 하지.


그리고 몬쉬크는 음식도 좀 달라.

해변으로부터 떨어져 있다 보니, 해산물이 아닌, 돼지고기가 명물이지.

요즘엔 행정 규제라든가, 위생검열 등이 엄격해져서 점점 더 사라지고 있지만, 우리 고향에는 Matança do Porco 마딴사 두 뽀르쿠 “돼지 잡기”라는 게 있어. 그동안 먹이를 주어가며 잘 키운 돼지가 알맞게 살이 오르면, 가족과 친한 친구들이 모여서, 같이 잡아서 먹는 일종의 조그만 잔치야. 돼지로 만들 수 있는 츄리조와 같은 저장음식도 만들고, 불을 피워서 다 같이 구워 먹지. 주말 내내 말이지.

고기 관련해서, 몬쉬크에는 Feira dos Enchidos 페이라 도쉬 엔치두쉬라고 유명한 지역축제가 있는데, 지역 소상공인들이 모여 푸드 페어를 열어. 스탠드를 세우고. 고기로 만든 햄이며 소시지 등을 주로 팔고, 음식도 팔고, 공연도 있고.


참, 몬쉬크에는 아주 끝내주는 디저트도 있어. Doce Fino 도스 피누 “정교한 단과자”라고, 주로 아몬드와 설탕으로 만든 달디 단 디저트야. 이건 거의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 그냥 디저트가 아니고, 하나하나가 다 작품이야. 조그만 새라든가, 꽃송이라든가라는 식으로 정교하게 만들지.


아, 그리고 Medronho 메드로뉴 도 빼놓을 수 없지. 이건 지역 전통술인데, 증류주로 제법 독해.

메드로뉴를 만드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거든. 이때도 친구와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술을 함께 만드는 의식이자, 축제를 함께 하지. 요즘에는 메드로뉴도 다양해졌어. Melosa 믈로자 라는 메드로뉴와 꿀을 섞은 것이 있는데, 우린 이걸 레이디스 드링크라고 불러. Alfarroba 알파루바 라든가, 딸기 드링크라든가.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로 만드는 술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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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쉬크 중심가의 유명한 메드로뉴 가게. 메드로뉴 생산자별로 사진과 제품이 전시되어있다. 메드로뉴 열매로 만든 쨈과, 꿀들도 함께 판다. 가게 앞에는 오래된 증류기도 전시!


내가 어렸을 때는 마딴사 두 뽀르쿠나 메드로뉴 빚는 모임에 갔던 기억이 나.

그런데 요즘에는 좀 달라졌어. 위생이라든가 도축 관련 규제가 엄해졌지. 그런 규제가 필요 없다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우리가 옛날에 했던 이런저런 잔치들이 위생적이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야. 다만, 지금의 규제는 좀 현실적으로 지나친 감이 있다고 생각해.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그냥 돼지를 사서 직접 기르고 다 같이 잡아서 먹고 하는 것을 하는 대신, 그냥 정육점 가서 먹을 만큼만 사게 된 거지. 자연스럽게 전통이 사라진다고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현재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아주 슬프거나 안타깝거나 하지는 않아. 하지만 그런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봐. 그리고 비록 내가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몬쉬크 돼지고기 요리는 진짜 맛있어!



다른 지역 출신 포르투갈 사람들과, 몬쉬크 토박이와의 차이점이랄까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

그럼, 당연하지.

내가 생각하기에, 포르투갈 사람들은 유머감각이 꽤 있어. 우리가 많이 하는 유머나 우스갯소리에는 꼭 그런 게 있어 - 알란테주에서 온 사람과 북쪽에서 온 사람이 같이 버스를 탔는데 둘이 어쩌고 저쩌고 류의, 서로가 서로를 디스하는 농담 같은 거 말이야. 우린 정말 지역마다 다 다르거든. 누가 좋다 나쁘다 이런 게 아니고, 정말 달라. 북쪽 사람들은 보통 아주 부지런하다고 얘기하고, 알란테주 사람들은 매사 느긋하다고들 해. 항상 나무 아래에서 낮잠 자는 이미지랄까.

몬쉬크 토박이를 구별할 수 있는 제일 분명한 것은 억양이야. 우리끼리 만나면 억양만으로 아, 어디 사람이구나 하는 걸 금세 알 수 있어. 몬쉬크 사람들은 아마 우리 억양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한테 금방 웃음거리가 될 걸. 아하하하. 우리 억양은 꽤 특이한 편이거든.



조금 전에 이야기해 준, 전통 잔치의 쇠퇴 외에도, 다른 변화랄까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 집에 갈 때마다, 거기서 계속 살았던 사람보다, 보는 게 좀 다를 텐데 말야.

내 고향 몬쉬크는 점점 더 나이가 들고 있어. 다른 포르투갈 시골 지역도 마찬가지일 거야.

젊은이들은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서, 큰 도시라든가 포르투갈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야.

포르투갈인들이 종종, “오, 과거에는 포르투갈인들이 밖으로 나가서 세계를 탐험했었지. 우린 참 용감했었어”라고 이야기하는데, 내 생각은 좀 달라. 물론 탐험심도 중요하지만,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모두가 용감해서는 안 돼, 누군가는 남아서 자리를 지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작 집은 텅 비고 말 거야. 용감하다는 것이 꼭 밖으로 나간다는 것만은 아니잖아.


나도 그렇긴 하지만, 젊은이들이 모두 큰 도시나 해외로 나가는 것은 좀 슬픈 일이야.

어떤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봐. 시골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준다든가, 시골지역에서 아이를 낳는 커플에게 혜택을 준다든가 하는 거 말이야. 그런 식으로 사람을 잡아두려는 노력이 필요해.

지금 몬쉬크는 그렇지 않아서 좀 슬퍼. 나를 비롯해 내 친한 친구들은 다들 몬쉬크 밖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나는 동티모르에서 일하지, 또 다른 내 친구들은 리스본, 코임브라, 파루에 있어. 아무도 몬쉬크에 살지 않아. 그래서 포르투갈에 1년에 한 번씩 가도, 다 같이 만나기가 쉽지 않아. 올해 못 만나면 내년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어.




젊은이들이 시골 고향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봐?

한국에서도 점점 더 젊은 층의 직업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어. 이런 젊은이들의 좌절이랄까 하는 것은 아예 정치에 대한 무관심, 아니면 적극적인 시민운동처럼 기성정치가 아닌 방향으로 풀고자 하는 노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몬쉬크는 어때?

젊은이들이 시골을 떠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고, 개인 인생에 있어서의 일종의 사이클이라고도 봐.

몬쉬크에는 요즘, 외국생활을 몇 년 하다가 다시 고향에 돌아와, 정치를 시작한 젊은 사람들이 좀 있어. 정치를 통해 젊은이들을 위한 변화를 이루어보려고 하는 거지. 작년 지역 선거에도 출마했어, 물론 다수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아직까지는 말이지. 하지만 젊은이들 다수는 그냥 무관심하다고 생각해. 자기 개인의 삶과 직업, 가족에게만 관심을 가져. 사실 힘에 부치기도 하고 말이야.


내가 좀 전에 얘기한 몬쉬크의 젊은 정치인들과 같은 부류는, 소수라고 봐. 이 사람들은 아주 의욕에 넘쳐. 결과는 아직 가시적이지 않지만,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 현재 몬쉬크 시의회 장은 좀 구태의연하달까, 나이 든 사람들 위주의 활동을 벌이거든, 파티마로의 순례 같은 거 말이지. 젊은 정치인들은, 그것도 좋지만, 젊은 층에 대해서도 좀 관심을 가져보자, 좀 더 다른 종류의 활동을 시도해보자라고 제안을 해. 사진 콘테스트 같은 문화 이벤트 이야기도 하고, 좀 더 실질적인 제도 측면, 주택구입 보조금이라든가, 출산보조금 등도 이야기를 꺼내고 말이야.




몬쉬크에 대한 소개와 알가르브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 등이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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