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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성훈 Sep 22. 2023

IT개발자의 좌충우돌 창업기 1

1부. 창업을 생각하며 1. 창업 전 준비

1부. 창업을 생각하며



2013년 앱창작터사업시 찍은 홍보사진(좌-필자, 우-윤병철이사)

1. 창업 전 준비


가. 아이템 선정


 아이템의 선정은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초기 단계입니다. 아마도 그 정도는 다들 생각하고 계셨을 겁니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아이템의 시장성입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창업자들의 가장 큰 실수는 자기 확신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즉, 자기 아이템에 대한 지나친 믿음인 것입니다. 이 아이템은 아주 유용한 것이고 만들게 되면 누구나 쓰게 될 것이다라는 착각입니다.

 어쩌면 아주 유용한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할 것은 과연 사람들이 살 것이냐라는 것입니다. 팔릴 것이냐 안 팔릴 것이냐 하는 시장성의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예전에 필자는 어떤 모임에서 이어폰을 개발하셨던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그 자리에 직접 개발하신 이어폰을 들고 오셨습니다. 그분이 주체가 아니라 다른 분을 따라오신 듯한 분위기였는데 그 다른 한 분이 모임에 온 분들에게 이어폰을 사달라고 권하셨습니다. 편의상 이어폰 개발자 분을 A라고 하고 저희에게 제품구매를 권하신 분을 B라 부르겠습니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A라는 분은 전형적인 개발자이고 B라는 분은 어느 정도 사업도 해보시고 영업적 마인드가 있으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짐작하기로는 A라는 분이 이어폰을 팔지 못해 고생하고 계시는데 B라는 분이 대가 없이 친분이 있으셔서 판매를 도와줄 겸 데리고 오셨던 거 같았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나중에 A라는 분과 했던 대화에 있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품질이 뛰어난 이어폰을 개발했는데 팔지를 못해서 고생하고 계신다는 겁니다. 정확히 기억은 못 하지만 특징적인 기능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하셨던 결론은 바로 “팔릴지를 먼저 생각하고 만들었어야 하는데...”입니다. 아마도 그 이어폰은 뛰어난 제품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가격은 2만 원 정도였고 과연 일반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한 인지 없이 살 만한 가격이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희에게는 좀 싸게 판다고 하신 가격이 그 정도이니 아마 그 보다 높은 가격이었을 겁니다. 

 바로 이점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시장성이 없어집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가입니다. 요새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기 때문에 이어폰은 거의 필수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볼 점은 그 당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대부분 이어폰이 딸려 나온다는 점입니다. 무선이어폰이 같은 브랜드로 나오는 요즘은 조금 비싸도 대부분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사겠지요. 

 제품과 IT서비스는 다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고가 안 남기 때문에 손해가 적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시간과 비용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겠지요.

 여러분의 아이템이 혁신적이고 매우 창의적이라면 주위에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세요.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자신의 천재적인 아이템에 진심으로 동조해 주는 사람을 찾기는 매우 힘듭니다. 또한, 찾았다 하더라도 서비스를 찾아보면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을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충분히 생각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특히, 주요 고객이 될 만한 분들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조사 기관에 의뢰해서 시장조사를 해보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비용이 발생하지요. 가능한 한 비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 창업자의 기본정신이니 만큼 직접 발로 뛰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장조사가 끝나고 그럭저럭 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면 아이템 선정은 끝나게 됩니다. 

 필자는 흔히들 말하는 대박 아이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톡도 크게 뛰어난 아이템은 아니지 않을까요? 물론 메신저라는 전혀 다른 기능이긴 하지만 어려운 기술이 아니고 시장을 먼저 선점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아이템이 된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또 어떤가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싸이월드가 유행하고 있었지요. 다시 말해서 정말로 천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템이 전 세계에서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시장성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시장성이 있다는 부분이 여러분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템의 선정이 완료되었다면 이제 우리가 갈 방향이 정해진 것입니다. 콜럼버스가 인도로의 바닷길을 찾아 항해를 떠난 것처럼, 목표가 정해 졌으니 험난하겠지만 모험으로 가득 찬 창업의 바다로 항해를 떠나 보겠습니다. 콜럼버스처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나. 생활비 대책


 아이러니컬하게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항해를 떠나고자 하지만 역시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현실입니다. 바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입니다. 역시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여러분의 경제사정입니다. 여러분이 한 달에 쓰는 생활비가 얼마나 되나요? 가계부나 지출을 꼼꼼히 기록하는 분이라면 대략 계산이 가능할 것입니다. 남자가 쫀쫀하게 가계부나 쓰냐는 생각은 안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창업은 철저히 돈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는 현장에 뛰어드는 일입니다. 창업을 생각하신다면 좀 더 깐깐하고 좀 더 까칠한 알뜰함이 필요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이 생활비를 감당할 만한 처지가 되는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수입 없이 일정 지출이 나가는 동안 얼마나 버틸 수 있냐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저금을 해 놓았다면 좋겠지요? 최소한 1년 동안은 수익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자금력이 필요합니다. 모아둔 금액이 적다면 지출을 줄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매달의 지출을 대략 100만 원 정도 예상을 했습니다. 저축한 금액이 있었고 평소 지출이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창업 후 초기 3년은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사업 외로 약간의 수익이 있어서 버티고 있었지만 저축금액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몇 년 후, 외주용역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여 부가 사업으로 수익을 만들 수밖에 없었죠.

 이렇듯 먹고 살아가야 하는 일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주의할 점은 나중에 설명드리게 될 정부지원 사업의 대부분은 창업자와 동업자의 인력비용은 지원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정책이 바뀌어서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창업자의 생계는 지원해 주지 않는 다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최소 1년 정도 아무 수익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1년은 최소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고자 하는 아이템으로 수익이 나기까지 1년은 사실상 무리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상황이 바뀌고 타 수익을 모색할 수도 있고, 필자가 예상할 수 있는 기간으로 1년을 최소로 잡은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대출을 해서 사업을 운영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의견은 다릅니다. 창업을 대출까지 받아서 해야 한다면 그 사업은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실패한 사업가에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패한 사업가는 파산한 사람과 동일합니다. IT창업자들 중 성공하는 비율은 10%, 아니 그 보다 낮을 것입니다. 실리콘 벨리의 창업자들 중 평균 2.8번의 실패를 겪어본 사람들이 성공을 한다고 합니다. 성공의 의미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창업에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낮은 것이지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창업은 여윳돈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종자금은 빚이 아닌 자신의 돈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원금도 좋습니다. 갚아야 하는 돈이 아니니 여윳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빚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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