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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한잔 Aug 05. 2020

자유 의지

자유의지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

자유의지에 관한 논쟁을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이 논쟁은 간단히 설명해, 우리가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고찰 그리고 논쟁입니다. 겉보기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수 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우리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에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학적인자료도 이를 반증하며, 철학적인 생각만으로도 조금만 깊이 들어간다면, 실상은 정말로 그러하지 않다는것을 알게됩니다.


제가 처음으로 자유의지란 토픽을 접하게된건 미국의 작가이자 토론가인 Sam Harris의 책 Free Will을 읽고나서 입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도 이 저자의 팟캐스트인 Making Sense와 명상 앱인 Waking Up을 이용해서 이미 저자의 생각에 대해서 많이 알고있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자유의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생물학적인 그리고 가장 두드러지는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부터 시작해볼게요. 자유의지에서 ‘자유’란 보편적인 ‘자유’의 단어정의보다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그 이유는 이 ‘자유’가 부연설명하는 명사가 ‘의지’이기 때문이죠. 즉, 의지가 ‘자유’라는 어떠한 개념을 성립시킬때 그 것은 ‘자유의지’라고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의지를 이용해서 우리가 하는 많은 혹은 모든 행위들은 ‘선택’을 포함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선택’이 무엇을 포함하는지를 잘 봐야 ‘자유의지’ 논쟁의 핵심에 도달 할 수 있겠죠.


그러면 우선, ‘부모선택’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죠. 이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자유의지’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요? 부모는 자식에게 각자의 유전자를 물려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의 유전자는 엄마의 유전자 1/2와 아빠의 유전자 1/2가 섞여서 만들어지죠. 그리고 이 유전자는 많은 것들을 ‘결정’합니다.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하지만, 유전자가 우리의 ‘모든’것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유전자만큼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게 자연환경이죠). 하지만 유전자가 인간 객체의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에 포함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뇌의 발달 설계도이죠. 즉 뇌를 만드는 청사진(Blue Print)는 유전자에 의해서 설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결정’하고 이 결정은 ‘선택’을 의미하죠.


즉 첫번째 요소인 유전자(부모)가 우리의 자유의지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도 지대해서 우리의 ‘자유의지’가 어디까지 ‘자유’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두번째로는, 국가와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날때 특정 문화를 가진 특정 국가에서 특정 언어를 사용하도록 태어납니다. 그리고 이 또한 우리의 ‘선택’이 아니죠. 문화와 국가 그리고 언어는 우리의 ‘자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까요? 예를들어서, 본인이 태어난 나라가 한국이 아닌 시리아 였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현재 비교적 강대국 그리고 비교적 안정적인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물질의 풍요를 어느정도 누리며 살아가죠. 추가적으로, 한국은 집단주의적인 성향과 유교의 영향을 갖고있으며 나라자체가 기독교적인 색깔보다는 불교적색깔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 모든 종교적 문화적 영향이 개인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시리아에서 태어났다면, 언어부터 아랍어를 쓰기때문에 생각의 체계가 달라졌겠죠. 그리고 높은 확률로 이슬람교를 선택의 여지 없이 믿게되었을 걷이며 아주 혼란스러운 국정속에 자랐을 겁니다.


즉 두번째 요소인 국가와 문화가 자유의지에 미치는 영향또한 너무나도 지대합니다.


마지막 으로는,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은 부모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사뭇 다릅니다. 가족은 문화속의 또 다른 문화입니다. 사회에 나갈때 우리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문화를 접하고 익히게 되며, 우리가 집에서 생활할때에도 그 집을 구성하는 구성원끼리의 문화가 존재합니다. 아버지가 얼마나 가부장적인가, 형재 자매는 몇명인가, 그 중에서 몇째인가, 집에서는 어떠한 음식을 주로 먹으며, 어떠한 대화가 오고가는가, 이 모든것이 한 생명이 자라나는 과정속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면, 여기서 Sam Harriss가  Sam이 만들은 두가지의 논의를 들어보도록 하죠. 

“오사마 빈 라덴은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의 최고의 악마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전세계 사람들이 오사마 빈 라덴이 최악의 범죄자 중 하나이며, 어떠한 욕을 먹어도 시원치 않다는 것에 동의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사마 빈 라덴은 왜 그런사람이 됐을까요?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를 일으켰을때 그에게는 어느정도의 자유의지가 있어서 우리는 어느정도 오사마 빈 라덴을 비난할 수 있을까요? 오사마 빈 라덴은 심각하게 불안정한 가정에서 태어나 형제로부터 너무나도 안좋은 교육을 받았고 자라는 당시에 이슬람교로부터의 모든 시대적 영향을 받았습니다(이 논의를 들은지가 오래되어 정확한 시대상황과 가정상황은 완벽하게 서술할 수 없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자라는 과정속에서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가정, 국가, 문화, 부모의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때 순수했던 오사마라는 아이는 커서 세계 최고의 범죄자가 됩니다. 그의 모든 행위가 오롯이 그의 자율적인 의지로 행해졌다고 하기에는, 위에서 말한 요인의 영향이 너무 크고, 우리가 이러한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오사마 빈 라덴 뿐만 아니라 많은 타인에게 비난과 증오보다는, 오히려 연민을 느끼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도 범죄자이기 전에 사람이었고 그 사람이 그러한 범죄자가 됨에 있어 얼마만큼이 그것이 그의 자유의지였는지 설명할 수 없기때문이죠”


위의 글이 전반적인 Sam의 논점입니다.


그리고 밑의 논의은 실제로 사례이며 Sam이 책 혹은 podcast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어떠한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성실하고 인성도 좋아서 항상 주변의 칭찬을 받고 나무랄데없이 완벽한 아버지이자 이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 아버지는 딸을 성추행하여 경찰에 연행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일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그 아버지는 개인의 노트에 이러한 이상적인 형상을 기록해 두었고, 어떠한 일이 일어나면 부디 뇌 검사를 받게 해 달라는 노트를 작성해놓게 됩니다. 그리하여 법원에서 판정전에 뇌 검사를 받게되고, 의사들은 이 남자의 이성을 관장하는 뇌 영역에 종양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됩니다. 그리하여 그는 뇌 종양 제거수술을 받게되고 다시 정상적인 아버지로 돌아오게됩니다. 하지만 몇달 뒤 아버지는 다시 딸에대한 성욕이 생기게 되고 그에따라서 다시 한번 뇌 검사를 받게됩니다. 결과는 역시나 뇌 종양이 재발한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례는 모든 디테일이 정확하지는 않으나 큰 사건들은 전반적으로 일치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례들에서 뇌의 종양이 생기거나 이상이 생겨 사람의 의식이나 성향이 바뀌게 되는것은 흔한 사례이죠. 예를 들어서, 알츠하이머가 흔한 예시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되면 환자는 기억을 점진적으로 일으며 판단력이나 자기절제력도 떨어지게 되죠. 하지만 누구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그러한 절제력 저하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위 이야기들의 핵심은, 우리가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는 ‘자유의지’라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며, 그러한 것들을 깊게 관찰했을때, 우리는 실제로 ‘자유’로운가 라는 질문까지도 갖게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뇌과학자, 철학자, 신학자들이 자유의지라는 토픽에 관하여 연구중이며, 많은 뇌과학적인 연구결과가 나오는 중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결과들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가설을 입증하죠(이미 글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자유의지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은 다음에 원하시는 분들이 있을시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제가 자유의지에 대해 취하는 입장을 제시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과학자가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니체가 신을 죽였고, 이를 경고한 이유는 신이 없는 세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신이 없다고 믿는것 보다 신이 없는것을 알면서도 신이 있다고 믿는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것이 옳다.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과학적 증거들과 과학자들이 자유의지를 죽이고있지만,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는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것이 옳다.’


자유의지에 대한 고찰과 연구결과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사람 개인의 의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자율적이지 않다는것을 인지함으로써, 인자해 질 수 있으며 원망할 사람도 원망하지 않고 관대하게 받아들여 줄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이러한 주제의 관심과 이해는 우리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특이점들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줘 궁극적으로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를 이해하는것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점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표면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 내가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허무주의에 빠져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주의한다면, 자유의지에 대한 깊은 고찰과 연구로 기술이 인간의 지혜를 뛰어넘은 현시대에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좀더 낳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과학과 철학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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