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J테토녀와 ISFP에겐남

첫 번째

by 쿠키

결혼

(結婚_맺을결, 혼인할 혼)

1.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


-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올해로 결혼 3년 차이다.

남편과 나는 서로 안 지는 10년째이고,

연인으로 지낸 지 5년이 되던 해에 결혼했다.


우리가 만나기 3년 전쯤, 남편은 몇 차례의 소개팅에서 연인을 만나는 것에 조금 회의적이게 되었고, 소개팅에서 서로를 계속 평가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해, 소개팅을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 취업스터디에서 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간의 소개팅의 경험을 통해 배웠던 직관으로 직감을 발휘했다고 한다.


취업스터디가 끝난 그 날, 남편은 다니던 성당에서 “쿠키님과 결혼하게 해 주세요.”라며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결혼을 할 것 같았다고 하였다.

여리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소년 같은 행동이 귀여웠다고..


연애를 하는 동안, 나는 우리가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취향이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하루 종일 얘기를 해도 할 얘기가 남았으니까.


결혼생활을 해보니,

우리는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별로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5년이 넘는 우리의 연애필터를 단숨에 없애니까..!

우리를 요즘시대에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들로 표현하자면

나는 INTJ, 테토녀.

남편은 ISFP, 에겐남.

(*테토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에서 영향을 받은 단어로, 독립심, 자립심이 강한 여성을 말합니다.

*에겐남: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에서 영향을 받은 단어로, 감정과 내면을 중요시하며, 섬세한 교류를 중시하는 남성을 말합니다. )

MBTI와 에겐,테토의 성향으로 우리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MBTI의 내향형인 점 말고는 모든 게 달랐다.



"점 하나로 시작 된 우리의 결혼생활"

남편은 우리의 결혼생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원이 만나는 한 점으로 결혼까지 오게 된 것 같아~" 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도 동의한다.

연애 때는 그 점이 전부인 줄 알았다.


남편의 말을 그림으로 표현해본 것.


나는 글자를 좋아하고, 남편은 영상을 좋아한다.

나에게 여행은 모험, 남편에게 여행은 휴식...


남편의 말대로 점 하나로 시작된 인연이었다.


나는 늘 생각을 우선시한다. 감정보다는 이성이 먼저고, 목표가 생기면 뚜렷하게 밀고 나가는 편이다.


남편은 감정을 살피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성보다는어쩌면, 자주 감정이 앞설 수 있고, 그러기에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초,

남편은 "쿠키는 감정표현을 글로 배운 것 같아. 감정을 학습하고 입력하는 로봇같아."라며 웃곤 했다.

동시에 남편을 더 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나의 진심이 남편의 마음에 닿기에는 부족했다. 그만큼 나는 감정표현에 서툴렀다. 아니, 감정표현에 대한 방법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남편은 결혼생활을 하며, 우리가 사소한 말다툼을 할 때면,

"쿠키는 진짜 나를 하나도 몰라, 나를 봐줘."라는 말을 자주했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남편에게 마음을 표현하는데 자기를 몰라준다고 하니, 답답하고 속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와 정반대인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즐겁다.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우리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의견이 틀리지 않고 다르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에필로그_

저와 정반대인 남편과 나눈 대화들은 삶을 더 다양하게 그려가게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보지 못한 세상의 단면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기도 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결혼생활을 기록하며 앞으로의 삶을 더 사랑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어떤 색으로 그려질지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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