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에서 발견한 장면

열아홉 번째

by 쿠키


취향

(趣뜻 취 向향할 향)

1.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브런치에서 쿠키상자라는 필명으로 에세이를 쓰고 있다. 쿠키상자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신 분도 꽤 많았다. 쿠키상자에서 쿠키는 일상이나 여행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추억을 말한다. 그렇게 모은 쿠키를 한참 뒤에 꺼내, 그날의 장면을 글로 남기곤 한다. 저번 주에 쿠키상자가 또 하나 채워졌다. 두바이 쫀득 쿠키 덕분이다.



두바이 쫀득 쿠키로 보는 우리의 취향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 SNS에서 유행의 파도를 일으킨 지 꽤 오래되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선 이제야 두쫀쿠 파도에 올라탄 것 같다. 곳곳의 카페, 빵집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1인당 1개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곳도 꽤 많다. 1개당 6,000원. 가격도 비싼 편인데, 오전이면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 있는 쿠키라니! 나는 카페에 가면 주로 커피만 시킨다. 생리 전 증후군처럼 호르몬이 단 음식을 끌어당길 때만 딸기케이크를 추가 주문한다. 그런데 최근에 안성재 셰프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두바이 쫀득 쿠키의 맛이 궁금해졌다. 주말에 남편에게 두바이 쫀득 쿠키를 한번 먹어보자고 제안했다. 남편은 내가 하는 제안에 곧잘 동의한다. 특히 먹는 것에 관해서는 늘 찬성이다.


"오빠, 두쫀쿠 먹으러 갈래?"

- "오, 좋아. 근데 그게 뭐야?"

"마시멜로우를 버터에 녹인 다음, 초콜릿 가루를 섞어서 저어주면서 반죽을 만들어. 그다음엔 피스타치오를 녹인 소스와 카다이프를 섞어서 필링을 만들어 준 다음에, 송편처럼 반죽에 필링을 넣어 동그랗게 만든 쿠키야."

- "마시멜로우? 맛있겠는데?!!"


그렇게 남편과 함께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파는 카페를 찾아보았다. 나는 우선 카페 몇 군데를 찾아 카카오맵에 저장해 둔 다음, 제일가고 싶은 카페를 찾아 전화를 해보았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살 수 있을까요?"

"아하.. 네.. 오전에 품절됐어요. 요즘 어디서 보고 오시는지, 아침부터 줄 서 계세요."


오전 11시였다. 이렇게 일찍 품절되다니. 다음 카페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혹시 두바이 쫀득 쿠키 살 수 있을까요?"

"네. 오후 2시에 오시면 구매하실 수 있어요."


그렇게 쿠키를 사러 카페에 방문했다. 카페는 하루에 2번,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1인당 1개씩 두바이 쫀득 쿠키를 판매하고 있었다. 쿠키를 다양한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사장님의 전략이었을까? 사장님 덕분에 우리는 드디어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살 수 있게 되었다.

1개에 6,000원. 1인당 한 개씩만 살 수 있었다. 우린 2개 샀다. 500원 동전보다 좀 큰 동그란 쿠키가 6,000원이라니. 우선 가격에 놀랐고,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했다.

남편과 한입 먹어본 순간, 우리는 몇 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빛만 주고받았다. 아마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동시에 음료를 찾았다. 너무 바삭한 카다이프의 식감이 제일 적응하기 어려웠다. 나는 바삭하게 건조된 나뭇가지를 먹는 것 같았다. 입천장이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아 조심히 먹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남편도 한 입 먹더니 어려운 맛이라고 했다. "이걸 왜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지?" 남편이 물었다. 나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SNS에서 봤던 극찬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우리는 1개를 나눠 먹었는데도 배불렀다.


쿠키의 맛은 실망스러웠지만, 카페에 앉아 있으니 재밌는 장면을 꽤 많이 수집했다.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려고 카페에 방문하는 아빠들의 모습, 쿠키가 품절되어 속상해하는 아이의 표정, 쿠키를 살 수 있다며 신나게 들어오는 학생들. 두바이 쫀득 쿠키에 담긴 기대감이 귀여워서, 다시 한번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러 가볼 생각이다. 맛은 잘 모르겠는데, 모양도 귀엽고 쿠키를 사려는 사람들의 장면도 꽤 흐뭇해서.



장기연애의 비밀

남편과 나는 성격, 취미, 생활습관까지 다르다. 다른 부분을 말해보라고 하면, 내가 지금껏 우리의 세계에 남긴 에피소드 말고도 한참이나 더 남았다. 그럼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장기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우린 취향이 꽤 잘 맞는다. 그 지점이 서로 다른 우리를 잘 연결해 주었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면, 남편은 종종 그런 말을 한다.


“쿠키야, 우리 취향은 잘 맞아. 소소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나 가끔 도전해 보고 경험이 생긴다거나.”

“그렇지. 새로운 경험은 난 뭐든 찬성.”


우리는 늘, 망설이는 쪽이 아니라, 시작할 준비를 하는 쪽이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달라도 많은 경험을 함께할 수 있었다. 두바이 쫀득 쿠키도 취향이 같은 경험 중 하나이다. 디저트를 좋아하진 않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같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이 해보자고 하는 것에 관해서는 호불호 없이 함께 즐긴다.


그런 경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핑이었다. 당시 나는 자유형을 두 달 배운 수영 초보였다. 물 위에서 자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서퍼의 모습에 빠져, 서핑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곤 바로, 남편에게 같이 서핑을 해보자고 했다. 남편은 그때 당시 물에서 노는 것을 즐기지 않았는데, 남편도 서핑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핑을 경험해 보기엔 충분했다. 그렇게 우리는 양양으로 떠났고 첫 서핑을 경험해 보게 되었다.

서핑 강습을 신청하고 배우게 되었는데, 서핑을 반나절 정도 즐기고 나니 남편은 서핑 강습이 끝나고 나서도 내내 서핑이야기를 했다. 서핑보드 위에 서는 것을 목표로 배웠지만, 그날 남편만 성공했다. 나는 그날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서핑 끝나고 숙소에서 하루 종일 쉬었다. 우리의 서핑 도전기는 6년 전의 이야기지만, 우리는 지금도 여름이 되면 서핑 이야기를 종종 한다. 남편은 그때 한 서핑의 경험이 좋았는지, 다음에 서핑을 다시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에게 서핑은 그때 한 번이면 충분했다. 내가 서핑을 제안했던 것처럼 남편이 나에게 제안했던 것은 스노보드였다. 호기심이 생겨 남편에게 스노보드를 배웠는데, 서핑과는 달리 꽤 오래 즐겼다. 빙판 위에서 속도를 내는 짜릿함이 좋았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가 제안한 것들을 번갈아 경험하며 쿠키상자를 채워간다.


취향이 같다는 건,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두바이 쫀득 쿠키가 언제까지 카페에 진열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기억 속에는 꽤 오래 남을 것 같다. 쿠키의 당황스러운 식감과 맛, 그리고 쿠키를 사 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두고두고 이야기할 거리가 넘친다.

취향이 같다는 건 시작이라는 기대감을 남긴다. 서핑도, 두바이 쿠키도 우리가 똑같이 즐긴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함께 경험하고, 그 시간을 오래도록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남편과 나의 쿠키상자를 하나 더 채웠다.




에필로그-

집에 가져온 두쫀쿠가 아직도 냉장고에 있어요. 남편도 저도, 매일 냉장고를 열지만 선뜻 손이 가진 않더라고요. 이러다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게 되는 건 아닌가 몰라요.

혹시, 우리가 제대로 된 두쫀쿠를 못 먹어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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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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