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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orge Chung Jan 31. 2021

6장. Acabado. 미지의 땅. 남미(리우)

열정의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

정말 멀다. 1800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차를 타고 있는 시간만 20시간. 환승까지 생각하면 하루 이상이 걸리는 여정이다. 우리는 우선 보니또에서 캄푸 그란데로 이동한다. 그리고 리우 데 자네이루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다.

의자가 편해서 다행이다.

한참을 달려 리우에 도착했을 때 보이는 풍경은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버스정거장에 들어가기 전 을씨년스러운 도시풍경이 우릴 반긴다. 버스에서 내려 대합실에서 처음 보이는 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표지판이다. 브라질 치안이 위험하구나 란걸 리우 여행 시작 전부터 몸소 느끼고 있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간다. 코파카바나와 이파네마의 경우 부촌인 데다가 관광지라 치안이 좋다. 그래도 밤에 돌아다니긴 위험하다.

우린 리우에서 1주일 동안 쉬기로 했는데 그중 처음 3일은 에어비엔비로, 그 뒤 4일은 호텔에서 묵었다. 오늘 이야기는 에어비엔비에서 있었던 일들을 풀어볼 예정이다.


도착한 날 주변 마트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데 생각보다 큰 마트가 많다. 오늘 우유니에서 갈라져 파타고니아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리우에서 합류하기로 한 친구도 도착하는 날이다. 그러니 고기를 굽기로 한다. 소고기 부위별로 1킬로, 과일도 좀 사고 쌀도 샀는데 얼마 하지 않는다.

친구가 어디서 배웠는지 서양 쌀로 한국식 밥을 짓는 법을 알아왔다. 김치가 없는 게 아쉽지만 로메인에 고추장, 그리고 소고기는 한식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다음날 운 좋게 일본 식료품점을 찾아 김치를 살 수 있었다. 리우에는 한인타운은 없는데 일본인들은 많아서 일본 식료품점에 가면 한국의 신라면이나 아이스크림, 김치 등 많은걸 살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동양인이 반가운지 한참 이야기하다 왔다.


다음날은 본격적으로 투어를 하기로 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성당까지 얼마 멀지 않아 천천히 산책 겸 길을 나선다. 낮에는 매우 덥지만 아침에는 상쾌하다.

저 피라미드처럼 생긴 묘한 건물이 메트로 폴리타나 대성당이다.

내부는 이렇게 신기하게 생겼다. 천장에서 이어진 네 방향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적이다. 하늘에서 십자가가 내려와 성당을 감싸는 기분이다.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흘러들어오는 따스한 태양이 신의 자비를 보여주는 듯하다.

성당에서 나와 세라론 계단으로 가는 길에 로마 수도교처럼 생긴 기찻길이 나온다. 라파 수도교이다. 이 길은 노숙자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교각 옆 돌벽에 구멍을 뚫어 지하에 집을 지어 놓은 곳도 있다. 이때부터 브라질 치안의 악명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겁도 없이 한 밤에 차를 타고 이 거리를 지났다니...

세라론 계단은 타일로 꾸며놓은 계단이다. 다양한 가게와 사진을 찍기 좋은 스폿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계단의 이름은 처음 이 계단을 만들던 칠레의 화가 조지 세라론에서 따왔다. 그를 포용해준 브라질에 감사의 의미로 공사현장의 자재들을 주워와 이 계단을 꾸미기 시작했다. 수많은 타일로 계단을 수놓기 시작하자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소문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 결국 60여 개 국가의 사람이 보내준 타일을 이용해 수많은 주제로 이 계단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우디 때도 그렇지만 한 사람의 예술가가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인듯하다. 태극기 눈에 들어온다.

아주 신났다.


우리는 다시 걸어서 센트럴로 이동한다. 센트럴 시내에서 카페 콜롬보를 가기 위해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앉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그냥 내부만 구경한 뒤 스타벅스로 이동한다. 역시 해외여행에서는 스타벅스가 실패하지 않는 선택인듯하다.

센트럴에는 놀랍게도 총포점이 있다. 그것도 다운타운 한중간에... 치안이 안 좋긴 한가보다.

우린 다시 집으로 돌아와 쉬다가 삼바 클럽으로 출발한다.

센트럴에는 유명한 삼바 클럽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로 간다. 삼바는 보통 삼바 카리오카(리우 데 자네이루 삼바)라는 사교 댄스화 된 것을 지칭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한 삼바는 삼바 모로로 리우의 고지대 모로에 사는 흑인들이 카니발 때 추는 격렬한 삼바이다. 그 외에도 바투카다, 캉시옹, 보사노바 등이 있다. 리우의 삼바 클럽은 삼바 카리오카인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가족적이다.

삼바 클럽은 가족단위로 많이 와있다. 다들 모여서 식사와 술 한잔을 하면서 노래를 듣는다. 그러다가 가끔 1층 무대에 가서 춤을 추다 돌아온다. 우리도 삼바는 모르지만 내려가서 분위기를 즐기다 돌아온다. 그들의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오늘은 코파카바나 해변을 돌아다녀본다. 그러다가 오후에 일행들과 팡산을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만나기로 한다. 팡산은 빵(포르투갈이 어원인 단어로 팡이 원어이다. 즉 빵산)을 닮은 산으로 코파카바나 해변 근처에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한번 올라가면(끝까지 가려면 케이블카를 총 2번 타고 가 야한다) 007 촬영(문레이커) 당시 썼던 케이블카를 전시해뒀다.

드디어 빵산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는다.

저 아래로 리우의 전경이 보인다.

리우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리우는 치안이 나쁜 게 몸으로 느껴지지만 정말 매력적인 도시이다. 꼭 위험한 지역은 피하면서 구경을 하도록 하자. 오늘도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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