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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Feb 12. 2024

이 한 줄이 위로가 된다고요?

'50부터 더 행복해지는 관계의 기술'을 읽고

  '사람 때문에 답답할 때 읽는 인간관계 조언'이란 소제목이 한눈에 들어와 '50부터 더 행복해지는 관계의 기술'이란 책을 빌렸습니다. 저자인 미즈시마 히로코는 정신과 의사이자 일본 대인관계요법의 최고 권위자라고 합니다.  술술 읽힌 책에서 이 한 줄의 글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다'


 어머니 기일을 기념하는 친가 모임을 앞두고 긴장이 되었습니다. 큰형과 막내인 저는 외모와 성격이 비슷한데 비해 작은형은 어릴 때부터 달랐습니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접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출생순위에 따른 성격적 특성'을 접할 때 우리 삼형제를 표본으로 한 것만 같았습니다. 작은형이 멋있을 때도, 좋을 때도 분명히 있었지만 욱하는 성격이 발휘될 때는 마음이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몇 년 전, 어머니 추도예배로 모인 자리에서 정치적 성향이 정반대인 큰형과 작은형의 '조국사태'에 관한 쟁이 있었습니다. 이후 형들 사이에 벌어진  마음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삼형제 카톡방의 한 줄 한 줄 새로운 내용이 오갈 때 행간에서 형들의 마음이 읽혔습니다. 때론 날 선 한 줄의 문장에 어떻게 답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삼형제가 서로 의지가 됐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기에 관계의 회복을 참 많이 바랐습니다. 바람이 클수록 상처도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책 속의 '형제는 타인의 시작'이란 그 한 줄이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선명하게 나에게 로의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애썼어, 때가 있겠지. 이제 놓아주렴..."


 큰형도 작은형도 모두 애쓰며 살아왔고, 적어도 '조국사태'이전까지는 남들 보기에도 우애 좋은 삼 형제였으니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진심으로 살아가면 되니까요. 형제는 남의 시작입니다. 결코 내가 아닙니다. 다른 생각, 다른 감정, 다른 삶의 목표가 있습니다. 가까울 때도 있고 멀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게 형제입니다. 형제는 우애가 좋아야 한다는 당위적 생각을 내려놓습니다.

 지금 만나는 것이 어느 한쪽에게라도 부담이 된다면 지금은 거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의 마음이, 긍휼의 마음이 섭섭한 마음,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는 마음보다 크다면 그때가 재회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그 누구를 탓하지 않습니다. 섭섭해하지도 않으렵니다. 나를 지키는 것이 거리를 두는 거라면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때가 되면 선물 같은 만남이 시작될 거예요. 형제는 타인의 시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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