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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Feb 25. 2024

Gently, Wisely

'셜록 홈즈 커뮤니케이션'을 읽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을 다룬 이 책은 셜록 홈즈 vs 왓슨의 커뮤니케이션을 비교하여 다룹니다.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말의 내용에 중점을 둔 왓슨식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셜록 홈즈는 말의 내용뿐 아니라 상대의 표정과 뉘앙스까지 고려하여 커뮤니케이션을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책에 의하면 타인의 마음을 읽을 때 말의 내용은 7%, 청각적 단서는 38%, 시각적 단서는 55%라고 합니다. 전에도 다른 책이나 강의에서 같은 내용을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 상담교사가 직업이 되면서 내담자가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시각적/청각적 단서에도 좀 더 집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돌아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제 얼굴표정과 제스처는 상대적으로 풍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외향적 성향의 성격이면서도 지하철을 함께 타는 30여분이 서먹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관계라면 굳이 아는 체하지 않고 못본 체하며 길을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나의 무표정한 표정을 애써 바꿔야 하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은 까닭인 듯합니다.


 무표정도, 웃는 얼굴도 다 나의 한 모습입니다. 항상 에너지 넘치는 나로 보여주려 하기 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이더라도 표정과 말의 뉘앙스, 제스처 등의 시각적, 청각적 단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무례함에 웃는 얼굴로 대응하기 보다 지혜롭게 나를 지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에서 시각적, 청각적 단서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제 타인을 향한 배려와 타인의 무례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셜록홈즈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타인을 만날 때는 공간과 장소를 고려하고자 합니다. 내일은 오랜만에 고등학교 중창단 친구들을 만납니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들이 많음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 친구인 것은 상대를 향한 배려가 기본적으로 배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일은 좀 더 몸을 앞으로 기울여 경청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거세게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더라도 묵묵히 들으려 합니다. 그 친구는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각을 강하게 표현하는 그의 언어습관임을 내가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gently, wis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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